'스페인어'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7.21 5 3 0 6
  2. 2013.06.18 Polyglot 2
  3. 2013.06.16 세뇨리따 시리 6
  4. 2013.05.15 누가 폴란드어가 어렵다고 했어?(¿Quién dijo que hablar polaco es es difícil?) 6

5 3 0

데日리 2013. 7. 21. 07:58



2012년 2월 8일, 오늘로부터 530일 전. 모스크바에서 첫 날.


나의 러시아 여행을 기억해보면 나는 용감했거나 무식했다.

러시아 여행에 대한 사전 정보 하나 없이(한국어로 된 가이드북은 진짜 다 최악이였어!) 

단순히 마트료시카가 좋아서, 폴란드에 가는 길에 공짜로 경유할 수가 있어서(물론 비자는 발급 받았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 

계획적이면서 충동적인 여행을 감행했던 모스크바.


당연히 부모님은 반대하실 것이 뻔해 나 혼자 계획하고 비행기 변경하고 비자 받고 결정한 모스크바 여행.


인천에서 9시간을 날아 도착한 모스크바 쉐르미찌보 공항. 

탁씨의 유혹을 물리치고(사실은 탈 수가 없었음. У меня нет денег...)

아에로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착한 벨라루스까야 역에서 디마의 부탁으로 영하 20도의 추운 모스크바의 밤에 

쌩판 모르는 사이인 나를 몇시간이나 기다려주고 추운데 모자 왜 안 썼냐며 자기 모자까지 벗어주던 안드레이.

안드레이의 안내로 디마네 집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허기를 채우자마자


"뭐 보고싶어?"

"엠게우의 야경!"


그리고 곧바로 디마가 모는 차를 타고서 본 엠게우의 야경.

도착하자마자 디마에게 물었다


"예쁘다가 러시아어로 뭐야?"

"끄라시바!"

"진짜 예쁘다, 끄라시바!"


너무 웅장하고 멋있어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더라.

하긴 내가 태어나서 처음 가본 아시아가 아닌 곳이니까 더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순간부터 러시아어를 배워볼까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붉은 광장에서 바실리 성당을 보고

영하 25도의 모스크바의 겨울의 추위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끄레믈의 가운데서

나와 서투른 영어지만 대화를 어떻게든 이어가려고 노력해주신 디마 어머님과 제대로 이야기 해보고 싶어서

그리고 후에 했던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구소련 지방에서의 여행과 

슬라브어권에서의 즐거운 기억들 때문인지,

아니면 유럽연합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싫었던 건지, 스페인어가 싫었던 건지...

결국에는 이중전공을 러시아학과로 바꿨다.

 

중간에 이중전공을 바꾸다보니 이전에 들었던 스페인어 6학점은 한마디로 쓰레기통 行.

모자른 학점 때문에 알파벳을 배우면서 2학년 작문수업과 회화수업을 병행했다.

회화 첫 수업시간에 "방학에 뭐 했니?" "일 했니 쉬었니?"를 못 알아들어서 완전 당황하고

뜻도 모르면서 눈치껏 과거변형만 해서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대답해서 다행;;;

 

게다가 저번 학기 시간표가 아주 정말 너무 거지같았는데, 

다시 봐도 대학교 갓 입학한 1학년이 수강신청 망해도 안 나올 시간표의 모습이었다.

주 5일 수업, 1교시 3번(학교 멀리 다니는 나에게 이것은 아주 고역임.), 

1278(즉, 3456교시, 4시간동안 공강...),

한 수업 들으러 학교 오기(이것 또한 학교를 멀리 다니는 나의 잘못이오.), 123456 3연강...

20학점을 다 2학점 수업으로 채운 덕분에(그 중 러시아어는 16학점) 

수업을 10개나 들어야해서 이렇게 시간표가 이상해져 버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2학년 러시아어 작문과 회화 수업에도 그럭저럭 적응해서 

대답도 하는 수준까지 레벨업(!)하고

4학년 러시아 정치 경제 수업도 겨우겨우 잘 따라가고 그럭저럭 잘 적응했던 것 같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성적이 너무 잘 나왔고 

심지어 내가 다닌 5학기 중에 제일 좋은 성적이 나오기까지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 성적 장학금도 받았다!

한학기 내내 친구도 못 만나고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한 보람이 바로 여기서 나오는가보다ㅠㅠ

 

솔직히 장학금 공지 보고 눈물 찔끔했다. 

물론 전액 장학금도 아니고 누구에게는 장학금받는 것이 별로 큰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같이 게으르고 집중 못하고 노는 거 좋아하는 애가

놀지도 못하고 한학기 내내 학교 집 학교 집, 잠은 이동중에 버스에서, 

sleep is for the weak!!! 제대로 실천하면서

4개월이나 산 보답을 얻은 것 같아 너어어어무 기뻤다.

 

다음 학기 러시아어 17학점이 몰아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무섭고 겁나고

지금 이렇게 하고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지만 

러시아어 수업이 생각보다 많이 그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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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yglot

보기 2013. 6. 18. 21:56


지금은 시험 기간! 이번 기말고사에는 시험이 10개 있고 지금까지 4개를 봤다. 이제 드디어 6개가 남았다!

한국만 시험기간이 아니라 폴란드도 지금 시험기간 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 페이스북에 폴란드인들과 한국인들의 글들이 번갈아가면서 정말 많이 올라온다 

평소에는 그냥 쓰윽 보고 지나갈 것들도 시험 기간에는 웬지 한 번 더 클릭해서 자세히 보고싶고
시험 기간에는 정말로 공부 빼고 다 재밌다. 평소에 잘 되던 집중도 시험 기간에는 더 안 된다.


어쨌든, 오늘도 열심히 공부 대신에 페이스북을 하다가 발견한 비디오.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폴리글롯 컨퍼런스에서 촬영된 영상. 

영어,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헝가리어, 독일어, 러시아어, 터키어, 폴란드어,
아이슬란드어, 슬로베니아어, 포르투갈어, 이란어, 스페인어 그리고 네덜란드어를 하는 이탈리아인 엠마누엘레 마리니씨.


다른 건 다 그렇다 치고, 이 사람 폴란드어 발음이 너무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 폴란드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폴란드어 사용자들의 폴란드어 발음 중에서
저는 이탈리아인 남자들의 폴란드어 발음을 가장 좋아한다.

폴란드 거주 시절, 
외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듣는 폴란드어 수업에서 항상 같은 반 이탈리아인 친구 발음에 감탄했던 적이 있다. 
게다가 이 친구가 얼굴도 너무 잘생기고 스타일도 멋있어서 처음에 보고는 

"아니 왜 여기 휴고 보스 모델이 앉아있지...?"

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너님 덕분에 한동안 학교 정말 열심히 갔다ㅋㅋ 그라찌에! 


이건 정말로 정말로 개인적인 생각인데! 많은 폴란드 남자애들이 폴란드어 할 때, 목소리가 좀 깐죽거리고 좀 능글맞다.
내 주변에 그런 애들만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히나 "Co ty!"(한국어로 해석하자면 "에이 뭘 그런 소릴 하고 그래." 정도의 의미를 내포.)라고 할 때,
C[ㅊ] 발음에 온 몸의 깐죽세포를 응축시겨서 즙을 낸 것 같은 느낌이 든 적도 있다. 
초등학교 남자애들이 깐죽거리면서 "아 뭐래~~~!"이러는 것 처럼 들린달까?
근데 이탈리아 남자애가 "초 띠!"하면 뭔가 훈훈한 선배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에이, 아냐^^"이렇게 들림ㅋㅋ


그리고 유투브 댓글 중에 엄청 공감가는 거,

"Przyjechał do Polski po raz pierwszy i dostał... mandat. Jakie to polskie!"

(폴란드에 와서 처음 받은게... 벌금! 완전 폴란드네!)



그리고! 결론은: 컴퓨터를 끄고 공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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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뇨리따 시리

데日리 2013. 6. 16. 18:17

스페인어 안 배운 지도 벌써 2년나 되었고 점점 머릿속에서 가물가물해지는 스페인어.
그나마 몇 아는 나의 스페인어권 친구들은 다 한국어를 잘 하거나 영어를 잘 해서

나의 발스페인어로는 더이상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지경이 아니라서 스페인어 말하기를 더 잊고 있었다.

아이폰3를 사용하다가 5를 구입하면서 나에게 정말 새로운 기능은 바로, 시리.

여러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더 재밌다. (하지만 러시아어가 없는 건 아주우우우 큰 유감!)


요새 스페인어를 말하고 싶을 땐 시리에게 말을 건다.


엄청 안티소셜(?)스러운 행위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리처럼 내 느릿느릿한 스페인어를 잘 경청(;?)해주는 청자가 없다!
그리고 무슨 잡소리를 해도 항상 대답을 잘 해준다. 


하지만 시리 언니는 엄청나게 쉬크하기 때문에 위로나 응원따위는 해주지 않는다.

단지 성실히 대답만 해줄 뿐......



"뭐 도와줄까요?"

"나 더 이상 공부하기 싫어..."

"ㅇㅋ."



"Señorita, ¡animo!(아가씨, 힘 내!)" 


이런 대답을 바란 내가 이... 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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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폴란드어가 어렵다고 했어?(¿Quién dijo que hablar polaco es es difícil?)

외국어/폴란드어 2013. 5. 15. 16:25



- Pérdon? 뭐라구요?

- Por favor. 부탁드립니다.

- Adelante! 계속해!             =         - Proszę(프로솅.)

- Tenga usted. 여기요.

- De nada. 천만에요.


-¿Quién dijo que hablar polaco es difícil? 누가 폴란드어 말하는 게 어렵다고 했어?



폴란드어의 'Proszę'을 영어로 직역하면 'Please.'정도에 해당하지만,

폴란드 실생활에서 프로솅플리즈 자체의 의미 이상으로 정말 많이 쓰인다. 


말을 못 알아들어서 한번 더 되물을 때도 프로솅.

부탁할 때도 프로솅.

고맙다는 말에 대답할 때도 프로솅.

동을 격려할 때도 프로솅.

물건을 건네줄 때도 프로솅.

들어오라고 할 때도 프로솅.

누가 짜증나는 말을 계속해서 그만하라고 하고 싶을 때도 프로솅.


폴란드어가 급한 사람들이 기억해두면 좋을 몇몇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이 프로솅이에요.


러시아어에서는 'Пожалуйста(빠좔스따.)'를 'Proszę'과 비슷한 용도로 사용한다고 한다.

(아직 러시아에는 살아본 적이 없어서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빠좔스타를 많이 사용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영어를 배우고 계시는 러시아인 친구의 어머님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어머님께 차려주신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짧게 러시아어로 드렸더니 어머님께서는 저를 배려하시며 영어로 대답해 주셨다.


"Please."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엥? 웬 플리즈?"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주머니께서는 'Please.'와 'Пожалуйста.'를 똑같은 표현으로 생각하신 나머지

'Спасибо(스빠시바, 고맙습니다.)'의 대답을 'Please.'라고 하신 것! 

별 건 아니지만 이 상황이 너무 귀여워서 이 날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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