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再會

데日리 2013. 8. 5. 01:00


자연스레 끊길 인연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얇고 굵게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지킨 인연도 많고, 이름과 숫자뿐인 인연도 많다.


얼마전에 90일 동안 유럽에서 시작해서 터키에서 끝나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여행을 가 있는 동안에 너무 부러워서 친구가 올린 페이스북 사진에 댓글 폭격!을 일삼고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여행을 하는 기분을 냈다.


이렇게 자주 연락을 하면서 유럽 얘기를 하고 내가 다녀왔던 여행지 추천을 해주다보니

친구의 처음 여행계획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나라였던 폴란드를 일주하고 내가 소개해준 폴란드 친구들도 만나고 

터키 동부는 북해쪽만 가려던 계획을 바꿔 동남부로 진출해서 터키의 반(Van)과 도우베야즛(Doğubayazıt)까지 가게 되었다.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딱 두 번, 그것도 어쩌다가 갑자기 기회가 생겨서 본 사이이고 연락도 자주 안 해서

끊어질 수도 있을 법한 인연이었는데도 이렇게 다시 이어져서 2년 만에 재회를 했다. 오랜만에 페이스북에게 고맙다.


친구가 여행 다녀왔다고 기념품 선물을 줬다!!!


내가 1리라짜리 동전지갑이면 된다고 했는데 귀여운 가방을 줬다촉 규젤 밑에 나자르 본주 수술 달려있는게 너무 귀엽다. 

근데 가방이 인도 가방 같다... 터키에도 코끼리 사나요...?


왼쪽에 작은 동전지갑은 터키 기념품 같지만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샀다고 했다.

터키와 그라나다 기념품의 차이점은 터키 기념품은 Türkiye라고 써 있고 그라나다 기념품은 Granada라고 써 있다고 했다...ㅋㅋ

아주 큰 차이점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터키에서 아주 못된 터키 사람들을 만나서 터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아주 많이 가지고 돌아와서 

내가 테쉐큘럴(Teşekkürler: 고마워)과 촉 규젤(Çok güzel: 아주 예뻐/좋아)라고 말 할 때마다 날 죽일듯한 눈으로 쳐다본다ㅋㅋ

그래도 테쉐큘럴 자늠 베님~~~


이건 터키에서 장거리 버스 타면 한 개씩 나눠주는 과자 맛이다.

버터링에 헤이즐넛 크림(땅콩버터랑 비슷한 맛임.) 발라서 붙여놓은 거다.

나는 견과류 크림이 들어간 과자는 다 싫다. 맛 없어!!! 미안한데 진짜 맛 없었어 아르카다쉼!!!


그리고 거의 처음으로 내 손에 어울리는 핑크 매니큐어를 샀다. 이니스프리의 젤메니큐어. 

내가 여태까지 사본 매니큐어 중에서 둘째로 비싸다. 그것도 국내산인데 비싸!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견한 나에게 어울리는 핑크니까 괜찮아... 1+1 행사로 다른 매니큐어 싸게 샀으니까 괜찮아...(합리화)



요새 이상하게도 퇴메르 코스를 들으면서 터키랑 관련된 인연이 많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다.


오늘 친구와 관철동에서 밥을 먹고 빈자리가 넘쳐나는 공차를 찾아 공평동으로 향했는데 

어떤 곤란해보이는 외국인 청년이 머뭇머뭇 거리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 도시에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졔 깐또르...?(환전소 어디에 있어요...?)" 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내가 먼저 다가가 도와주기로 결심.


오늘 한국에 도착한 이 청년은 친구와 숙박하기로 한 호스텔에서 카드를 받지 않아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했는데 

이 청년이 지닌 현금이라고는 고작 달러. 폴란드 호스텔에서도 유로 안 받는데 한국 호스텔에서 참도 달러를 받겠다!  

결국, 달러를 받지 않는 호스텔의 리셉션 때문에 환전소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한국에서 환전을 은행 이외의 장소에서는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환전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다산 콜센터에 도움을 청했지만 사실 그다지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다. 


내가 환전소는 찾기 힘들다고 하자 ATM도 괜찮다고 하여 ATM 찾아 삼만리. 

갑자기 예전에 내 친구가 처음 한국에 방문했을 때, 

'외국카드를 받아주는 ATM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나서 

이 청년이 돈을 뽑을 수 있을 때까지 ATM을 찾아주기로 했다. 

농협 ATM에서는 실패한 후 Standard Chartered 은행 건물을 정문도 아니고 카페를 통해서-_- 들어가서 겨우 인출 성공.


이 청년이 처음 우리를 만난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페이스북 아이디를 계속 물어보면서 시간이 있으면 만나서 차라도 하자고 했다.

평소 같았으면 아무 편견없이 연락처도 주고 만나서 안내도 해주고 서울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을텐데,

친구가 얼마전에 터키에서 여행 중에 이상한 터키인 남자들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나서인지 웃으면서 


"저 자식 뭔 꿍꿍이 속이길래 자꾸 페이스북을 알려달래? 아오 하이튼 터키 남자놈들 어후!!! 너무 싫어!!!" 를 연발.


알아차릴까봐 웃는 얼굴로 하는 연기력까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너에게 주고싶어...

사실 나도 터키 남자들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은 아니라서 어쩔까 하다가 그냥 알려주고 나중에 생각하자 하고 바이바이 했다.



오늘의 결론: 공차 타로 버블티는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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