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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디저트 카잔디비(Kazandibi)

식도락일기 2013. 9. 14. 23:29


오랜 만에 터키 친구 A를 만났다.

폴란드 가기 전에, 그러니까 2011년에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서 쇼핑하고 밥먹고 술마시고 

그러다 늦으면 얘네 집에서 자고 할 정도로 자주 만나던 우리인데

2013년이 되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는 1학기 개강 전에 한 번 만나고 

개강 후에는 공부와 과제 그리고 시험에 쫓겨 학기중에는 한 번도 못 보고 말았다.


그나마 시간이 많은 방학에는 A가 매년 한국의 불쾌한 여름 날씨를 피해 터키로 도망가버려서 만나지도 못하고 

2학기 개강 전에, 내가 다시 바빠지기 전에 부랴부랴 터키에서 돌아온 A랑 오랜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니까 진짜 할 말도 많고 너무 재밌었다. 신기한 사실은 우리 둘이 만났는데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신 것(!)



터키여행 이후로 A한테 계속해서 카잔디비 타령을 했는데 그 때문인지 터키에서 돌아오면서 카잔디비 가루를 사다줬다. 

"난 정말 우유로 만든 디저트가 싫어..." 라는 A의 한 마디.


내가 터키어 동화책 그림 예쁜 걸로 하나 사다달라고 했는데 "사왔어?" 라고 물어보니 

"당연히 까먹고 안 사왔지." 라고 대답하는 A...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참 실제로 들으니 정말로 고맙다!!!!!


A 덕분에 터키에 관심이 생겨서 여행도 가고 터키어도 배우게 되었는데, 

나의 정말 훌륭한 터키어 선생님인 A 덕택에 터키어를 욕만 정말 많이 익혔다... 나의 아주 좋은 파이터 친구^^!!!


두 봉지나 사다줬다. 한 봉지에 4인분이라고 하심.


만드는 법은 저 가루에 우유 3.5컵을 붓고 약한 불에 계속 저으면서 졸이다가 젓기 힘들정도로 끈끈해지면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린 냄비 혹은 오븐그릇에 넣고 끓이거나 구우면 완성...이라고 A가 말 해줬다.

뒤에 만드는 법이 써 있는데 귀찮아서 그냥 해석 안 해보고 A를 믿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딴 짓 하다가 다 태우고 모양도 완전 이상하게 나옴.

그래도 엄청 맛있고 현지의 맛과 거의 똑같았다. 역시 포장지에 써있던 'Geleneksel lezzet(전통의 맛)'이라는 말이 허풍이 아님.

그리고 만들면서 폴란드에서 사온 바닐라향 설탕을 좀 넣었는데 그 덕분에 더 맛있게 된 것 같다 :)


결론: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스턴트는 나보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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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 - 1

旅/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2012) 2013. 9. 9. 01:44


폴란드에서 쓰던 내 캐논 카메라가 고장이 났다.

동네에 있는 카메라 수리점에서 고치기를 실패하고 바르샤바에 있는 캐논 대리점에서도 고치기를 실패했다.

2달에 걸친 수리가 실패. 차라리 처음부터 못 고친다는 것을 알았다면 새 카메라를 샀을텐데.


결국에 수리를 포기하고 새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배송이 하도 느려서 계속 아르메니아에 가는 비행기표 사기를 미루다가 

비행기표 가격이 210유로까지 치솟았다. 처음에 130유로 정도였는데(!) 

카메라가 배송된 날, 바르샤바-예레반 비행기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입했다.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행 비행기를 타는 날, 학교에서 처리할 일 & 여행 짐 싸기 일이 겹쳐서 기숙사에서 조금 늦게 나섰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게 타기 위해서 내가 타야하는 마지막 기차는 바로 Inter City. 

(포즈난에서 바르샤바 가기 http://babushka.tistory.com/5)

학생 할인을 받아서 70즈워티정도 지불했던 것 같다. TLK를 타고 싶었는데...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비싼 기차라서 그런지 주변의 사람들 모두 다 정장을 입고있고 나이대가 높았다.

나는 정말 바쁜데! 최대한 빨리 바르샤바에 가야하는데! 기차 30분 연착^_^!

하지만 아무도 불평, 불만따윈 없고 그냥 기다린다. 왜냐하면 연착은 폴란드에서 일상적인 일이니까.

 

다행이도 바르샤바의 쇼팽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보딩패스도 발급받고 짐도 부쳤다.

나의 32만원짜리 티켓이여...(게다가 편도임...)


예레반행 비행기 탑승 기다리는 중.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아르메니아인들 이었는데 

웬 동양인 여자애가 하나 생뚱맞게 있으니까 진짜 사람들이 "쟨 뭐지? 잘못 온 거 아니야?" 하는 표정으로 쉬지도 않고 쳐다봤다.


드디어 예레반행 비행기에 탑승! 


좌석을 잘못 지정한 폴란드인 임산부 커플의 부탁으로 자리를 바꿔주고 다른 자리에 앉았는데 

내 옆에 러시아 까사에서 "노 잉글리씨! 니엣!" 하고 외칠 것 같은 무서운 아줌마가 앉았다. 


3시간의 짧은 비행이긴 하지만 나눠준 카납카(샌드위치)와 바토닉(초콜릿 바). 

도착해서 배고플 때 먹으려고 승무원 언니한테 하나 더 달라고 했는데 앞에 다른 사람들이 다 챙겨가서 없다고 미안하다했다.


그리고 2주 간 나를 덜 걱정하게 만들어준 론리플래닛: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편.

론리플래닛이 카프카스 3국 편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훠어어어얼씬 낫다.


샌드위치를 다 먹자 소등. 10시에 출발해서 1시(아르메니아 현지시간은 3시)에 도착하는 야간비행이기 때문에 소등.


도착! 관광객들 보다는 아르메니아 국민, 교포들이 많이 와서 Welcome Home이라고 써놓았나보다. 


아라라트산을 모티브로 한 아르메니아의 입국도장. 

현재 터키의 영토인 아라라트산에 대한 아르메니아인들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것들 중 하나.


몇 번의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거창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지역과 관련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이 그 지역을 제대로 느끼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슬로바키아에 가기 전에는 호스텔(;), 체코에 가기 전에는 프라하의 봄, 파리에 가기 전에는 Midnight in Paris.


아르메니아에 가기 전에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하다가 

인터넷에서 아르메니아 여행(Le voyage en Arménie)라는 2006년에 제작된 프랑스 영화를 구할 수 있었다.

프랑스가 터키-아르메니아 사이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을 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도 바로 터키의 심기를 건드리는 영화.


내가 구한 영화 파일은 프랑스어와 아르메니아어로 되어있고 자막이 러시아어라 그 당시의 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냥 그림만 봤는데, 영화에서 아르메니아 곳곳을 보여주어 아르메니아 여행가기 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 할아버지가 아라랏 산을 보면서 딸에게 무엇을 계속해서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


이 여행기를 쓰면서 오랜만에 그 영화를 다시 보았다. 당시에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어쨌든 한 학기 동안의 스파르타 러시아어 학습 덕분에 드디어 자막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의 대사가 이렇다.



"어떤 사람이 꿈이 없겠니? 꿈이 없다면 그게 사람이니? 내 꿈은 여기,  바로 이 산이야. 

언젠가 여기서, 터키가 우리에게 이 산을 돌려주는 것을 볼 수 있을거야. 

아라랏산을 돌려주는 것, 그 이외에 그들이 더이상 해야할 것은 없어. 

그들에게 이 산은 필요가 없어. 그곳에는 금도, 철도, 아무것도 없어. 심지어 염소들을 위한 풀조차 자라지 않지. 

너는 터키인들, 그들이 한 행동을 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아니, 그렇지 않아. 

터키인들은 언젠가 이해할거야, 그들이 우리에게 아라랏산을 돌려줄 때, 그들에게 더 나은 일이 생길거야. 

안나, 이 산이 다시 우리의 것이 되는 바로 그 날, 난 산에 올라서 돌 위에 앉을거야.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 담배를 태울거야. 내 말 이해하지, 그렇지?"



이 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라라트산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로 여긴다. 

하지만 현재 아라라트산은 터키의 영토이기 때문에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라라트산에 자유롭게 갈 수 없고 

과거 아르메니아 대학살 문제나 아라라트산 영토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들 때문에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관계는 매우 좋지않고이 두 나라의 관계 또한 터키와 아르메니아 국경은 닫혀있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면 그림으로나 사진으로나 실제로나, 진짜 아라라트산이 정말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르메니아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이 비자는 아르메니아 외교부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비자 사이트(http://www.mfa.am/eVisa/)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준비물: 신용카드, 여권 스캔본, 증명사진 스캔본.


주의할 점은 결제를 할 때 사이트에 오류가 굉장히 많이 나기 때문에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나의 경우처럼 신청을 해도 이메일이 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럴 때를 대비해서 

발급 중에 나오는 Reference Number을 꼭 미리 기입해두어야 한다.

1년 전 일이라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발급기간은 1주일 미만. 


10달러로 21일간의 비자를 얻을 수 있다. 40달러를 지불하면 120일 비자를 얻을 수 있는데, 

아르메니아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120일 동안이나 있을만한 가치는... 음 잘 모르겠다.


카트를 빌리려면 돈을 내야한다. 카트 안 빌려! 흥!


새벽 3시에 공항에 도착한 나는 날이 밝아 대중교통이 다닐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당시 사용하던 비루한 배터리의 아이폰3는 벌써 배터리를 다한 상태였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해야만 했다.


공항에 위치한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배터리 충전을 부탁하면서 친해진 인터넷 카페 직원인 아르메니아 소녀 아나힛.

태어나서 처음 본 동양인이 나라는 아나힛은 아르메니아의 명문대학교 예레반 국립 대학교 학생이었다.

아르메니아 삶이 너무 힘들다며 돈을 벌기 위해서 새벽까지 잠도 못 자면서 인터넷 카페에서 일 하느라 괴롭다고 했다. 


결국에 소파에서 잠이 들어버린 아나힛.

원래 처음에 충전을 부탁했을 때는 돈을 내야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돈도 안 받고 커피까지 공짜로 줬다. 착한 아나힛.

진짜 고마웠는데 연락처라도 물어볼걸 그랬다. 괜히 아쉽다.


예쁜 예레반의 즈바르트노츠(Zvartnots) 공항. 바르샤바 쇼팽공항보다 예쁘다.


공항에서 나와서 멀리 보니 오메... 이게 뭐야... 저 멀리 웬 고대도시가 펼쳐져있다.


아르메니아의 공항 리무진(;)

시내에 가는 차를 타기 위해서 아나힛이 가르쳐준 곳으로 갔는데 완전 당황했다. 태어나서 처음 타 본 마르슈르트카.


마르슈르트카의 내부 모습. 

그 당시에 완전 충격 받아서 마르슈르트카의 내부 사진을 탈 때마다 찍었는데 조지아에 갈 때 쯤 익숙해졌다.


108번을 타고 시내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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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 - 프롤로그

旅/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2012) 2013. 9. 9. 01:19


폴란드에서의 5개월이 지나고 한 학기가 끝났다. 7월 초에서 9월 말까지, 약 3개월의 아주 긴 방학, 하지만 할 일이 없는 나.

여행은 가야겠는데 가고싶은 유럽의 나라가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땐? 유럽 밖으로 나가야지!



그래서 유럽 밖으로 나갔다.


 7월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40일간의 아르메니아-조지아(그루지야)-터키-불가리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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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 - 1  (6)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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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피에스 취 수카(Pies Czy Suka)

식도락일기 2013. 8. 29. 06:00


바르샤바에서 내가 가본 술집들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곳인 Pies Czy Suka. 

가게 이름이 아주 거칠다. Dog or Bitch, 개 혹은 개년. 이런 상호명이 허가가 난 것이 신기하다.


바르샤바, 아니 폴란드에 이런 좋은 바가 있다니. 놀랐다. 내가 너무 학생들 가는 곳만 가서 그랬나?

여기도 어디 건물 사이에 숨어있어서 지나치기 쉽다. 오랜만에 홍대 생각이 나던 곳.

ul. Szpitalna 8A, Warszawa에 있다.


낮에는 커피와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같은 간단한 식사류를 주로 파는 디자인 스토어, 밤에는 칵테일 바가 되는 Pies Czy Suka.

자세한 정보는 Pies Czy Suka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piesczysuka)에서 확인 가능하다.

폴란드어 뿐만이 아니라 영어도 지원한다.

 

'Hot Dog(Gorący Pies)'와 'Hot Bitch(Gorąca Suka)'라는 이름의 핫도그. 둘의 차이는 뭘까. 다음에 가면 먹어봐야지.

Góral(산사람)맛 핫도그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Oscypek 이라는 폴란드 양우유 훈제 치즈가 들어가 있을 것 같다.


폴란드 남쪽의 자코파네라는 타트리산 근처의 도시에 가면 구운 오스치펙을 크랜베리 잼과 같이 먹을 수 있다.



이 곳은 계절마다 각 계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칵테일을 내놓는데,

작년 11월 쯤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가을 칵테일 시즌이었다. 


Złota Polska Jesień. 폴란드의 노란 가을.

보드카와 마멀레이드를 브랜디와 섞고 위에 오렌지 비터스를 몇 방울 더한 칵테일. 


컵받침(코스터)도 병을 감싸고 있는 장식도 다 나뭇잎이다. 너무 예뻐서 받자마자 진짜 감탄했다. 

나는 별로 꼬냑도 씁쓸한 맛도 좋아하지 않아서 내 입맛에 딱히 맞지는 않았지만 장식이 너무 예뻐서 맛있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칵테일 재료 중에서 많이 쓰이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한 Angostura bitters(앙고스투라 비터스)라는 리큐어가 있다.

특유의 향을 내기 위해서 한 잔당 몇 방울씩만 사용하기 때문에 한 병을 사면 몇 년을 쓰는 리큐어라,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에는 지금 정식 수입이 되고있지 않다. 덕분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리큐어 주제에 가격이 큰 양주 한 병 뺨친다!


From Burak with love. 사랑을 담아, 비트로부터.

폴란드어로 서양 빨간무인 비트(Beet)는 Burak이다. 


터키 남성 이름 중에 'Burak'이라는 이름이 있다. 폴란드인들이 들으면 십중팔구 웃을 이름이다. 이름이 '빨간무'니까.

그 덕분에(?) 터키에서 폴란드로 교환학생을 온 부락들은 이름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다. 

내 친구 중에도 부락이 한 명 있었는데, 술 먹고 얼굴 빨개지면 넌 진짜 부락됐다고 엄청 많이 놀리곤 했다. Pardon...


폴란드에서도 자주 먹는, 우크라이나 전통음식이지만 러시아요리로 더 많이 알려져있는 

보르쉬(Борщ, 폴란드어로는 Barszcz, 바르슈츠)의 재료인 비트로 만든 칵테일.


비트즙과 보드카를 샤르트뢰즈(Chartreuse)와 섞은 칵테일이다.

위에 있는 것은 안주로 먹을 수 있는 홍당무 칩 이라는데 우리는 그냥 내버렸다. 그냥 장식인 줄 알았지;


국이나 끓여먹고 샐러드나 해먹던 비트로 만든 칵테일은 처음이라서 너무 신기했다. 맛은 비트맛. 내가 상상하던 바로 그 비트맛.

근데 역시 유럽이라서 그런지 한국에서 수입이 안 되는 여러가지 리큐어들을 넣은 술을 많이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샤르트뢰즈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이 되지 않고 가끔 깡패 가격으로 소량 수입된다고 한다.

이름은 프랑스의 샤르트뢰즈 수도원에서 만들어서 샤르트뢰즈. 


Kwaśna Marta, 신(sour) 마르타.

포르투갈 포르투 지방의 와인, 레몬주스, 체리잼, 메이플 시럽을 섞은 칵테일.


위에 있는 하얀 부분은 젤라틴?같은 것으로 만든 거품인데 안에 연기를 쐬어서 거품에서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난다.

가을에 완전 어울리는 칵테일! 거품도 칵테일도 맛있었다. 신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Wspomnienie Lata, 여름의 추억.

잭다니엘 허니, 레몬주스, 당근주스, 마멀레이드, 오렌지 비터스를 섞은 칵테일.


레몬 껍질로 장식을 한 것도 되게 귀엽고 당근주스랑 꿀 위스키가 너무 잘 어울려서 맛있었다.


2층에 올라가면 디자인 상품들과 자전거를 판다.


이런 것도 팔고.



포즈난에서는 보통(바르샤바는 수도라서 물가가 전체적으로 더 비싸다.) 

펍에서 맥주 한 잔에 싼 곳은 5즈워티(1,750원) 가격이 좀 나가는 곳은 10즈워티(3,500원) 

칵테일은 보통 장소에 따라서 13~20즈워티(4,550원~7,000원) 정도 하는데(물론 호텔같은 곳은 더 비쌈.)

여기는 제일 싼 메뉴가 20즈워티(7,000원)이고 보통 메뉴가 거의 25즈워티(8,750원) 이상이라 가격대가 낮지 않아서 그런지 

전체적인 손님 연령층이 엄청 높았다. 학생은 한 명도 없었던 것 같고 거의 다 직장인 위주. 같이 간 사람들도 다 직장인 이었다.


폴란드, 그것도 학생도시인 포즈난 물가에 익숙해져 있었던 나인지라 

처음에 여기에서 메뉴판을 봤을 때 "아니 왜 이렇게 비싸!"하면서 놀랐다.

하지만 한국에서 강남에 있는 유명한 바에 갔었을 때를 떠올리며 

여기보다 덜 맛있는 칵테일을 2배는 비싼 가격에 주고 마셨던 기억과 비교해보니

"아... 난 지금 폴란드의 저렴한 물가 덕분에 이런 좋은 호사를 누리는구나." 했다. 


학생들이 자주 가는 보통 술집들에 비해서 가격이 배는 비싸지만 여기 칵테일 퀄리티를 생각하면 돈이 하나도 안 아깝다.

다음에 바르샤바에 가게 되면 또안 포(http://babushka.tistory.com/30) 다음으로 가장 가고싶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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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난 더 멕시칸(The Mexican)

식도락일기 2013. 8. 26. 03:52

포즈난(Poznań)에서 유명한 음식점 중에 하나인 더 멕시칸(The Mexican). 
주소는 ul. Kramarska 19. 스타리 리넥(Stary Rynek), 구시가지 광장 근처에 있다.

계속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못 가보다가 결국에 출국 일주일 남겨두고 A와 다녀왔다.

프랜차이즈 식당이라서 포즈난 이외에도 
우츠(Łódź), 바르샤바(Warszawa), 크라쿠프(Kraków), 소포트(Sopot), 브로츠와프(Wrocław)에서도 찾을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http://www.mexican.pl/
물론 영어는 지원하지 않음. 폴란드 음식점 이니까유.

한국의 온 더 보더 쯤 되는 곳. 온 더 보더가 더 맛있지만 가격이 반 값이니까...!
멕시코 음식이 그리울 때 한 번 쯤 가면 좋을 곳.


나와 콘서트를 자주 가던 친한 폴란드인 친구 A.

 

주문을 받으러 온 Marek이라는 웨이터가 얼마전에 A와 함께 다녀온 Limboski의 콘서트의 보컬과 너무 닮았었다.

"앨범이 너무 안 팔려서 여기서 부업하고 있는 거 아냐?" 하고 

인터넷에서 Limboski의 보컬 이름을 찾아보았는데, 그의 이름ㅇ은 Michał Augustyniak, 미하우. 

이름을 속였나? 음모론은 계속된다...! 


Nasz ukochany Mareczek...! 얼마전에 친구가 다녀왔는데 마렉이 없었다고 한다. 다음에 내가 갈 땐 있어주길!


짱짱 맛있는 딸기 마가리따! 13,90zł, 한화로 5,000원 정도. 한국에서 저런 음료 하나 시키면 8~9,000원은 할텐데...

역시 폴란드 만세! 크기도 엄청 크고 알콜 비율도 아주 높다. 결국 조금 취해서 나옴.


Smacznego!


하몽 께사디야(15,90zł)


치킨 부리또(26,90zł)


앉을 테이블을 보는데 이거 보고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일부러 이 샹들리에(?)가 없는 곳에 앉았다.


데낄라맛이 나는 맥주 데스페라도스(Desperados). 

폴란드애들이 하도 좋아해서 폴란드맥주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프랑스맥주. 프랑스에는 폴란드에 안 파는 Red 맛도 있더라.

나중에 한 11월 쯤인가? 어쨌든 겨울에 Red 맛도 수입됐는데 Red보다는 오리지날이 맛있다. 

비에드론카(Biedronka, 폴란드에서 가장 싼 마트)에서 데스페라도스 할인 행사 했을 때 아주 난리 났었다. 

나도 5병이나 사서 쟁여놨었는데 행사 시작하고 3일인가 후에 기숙사 근처 비에드론카에 가보니 품절되었음.

다른 비에드론카에도 없기는 마찬가지. 역시 폴라치.


폴란드에서 떠나기 전에 국기를 사서 친구와 선생님들에게 한마디씩 적어달라고 했다.

기념품 파는 곳에서 사는데 국기 한 장에 20즈워티(7천원)에 육박. 

계속 살까 말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마지막 기념이니까...'하면서 결국에 두 장이나 구입.


이미 친구들을 다 만나서 메세지들로 국기 두 개를 꽉꽉 채운 나. 

마지막 에라스무스 파티에서 터키인 친구 B가 다가오더니,

"나도 네 아이디어가 너무 맘에 들어서 국기를 사려는데 너무 비싸지 뭐야. 

그래서 안 사려고 했는데 테스코에서 국기를 1즈워티(350원)에 팔길래 결국에 샀어."


ㅎㅏ... 폴란드 대표 호갱 납시요..........


교훈: 다음에 폴란드에 가게 되면 테스코에서 국기를 사자. 미리 두 개 사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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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풍

데日리 2013. 8. 26. 00:15


개강 전에,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한강에 소풍 다녀왔다. Пикник!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여의나루역이 집에서 생각보다 가까웠다. 


도착한지 5분만에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았다. 


날씨 좋다! Bugün hava güzel!


요새 진짜 자주 신고다니는 탐스. 왜 사람들이 탐스 탐스 거리는지 이제 알겠다.


마포대교를 지나서 수변무대로


잔디 위에서 사진 하나 찍고 "빨리 돗자리로 내려와!!! 살인 진드기가 있을지도 몰라!!!"


있으면 귀찮은데 없으면 갖고싶은 것 세가지가 여자 별장 요트라는데...?


물, 오렌지주스, 비보로바 보드카, 루벨스카 자몽 보드카, 토닉워터, 아직도 집에 쌓여있는 레드불, 보드카에 절인 젤리.

오늘 만남의 목적: 우리집에 있는 보드카를 해치우자!


위에 위에 있는 사진처럼 멋있는 허세 사진 찍으려고 잔디 위에 다 올려놨다가 빨리 돗자리 위로 옮겼다. 애증의 은색 돗자리. 

무릎담요 가져가기 번거로워서 터키에서 산 폴란드 스카프(?)를 가져갔는데 애들한테 다 뺏겼다!


강변이라 그런지 더 시원한 날씨, jaka ładna pogoda była!


폴란드에서는 젤리만드는 가루에 물 대신 보드카를 넣어서 보드카젤리를 만들어서 파티에서 가끔 먹고는(?) 했는데 

한국에서는 그 가루를 구하기 힘들 것 같아서 우리동네 슈퍼에 파는 젤리를 종류별로 사와서 보드카에 하루 동안 재워놓았다. 

다른 젤리는 다 괜찮은데 왕꿈틀이는 얇고 길어서 다 분해되었다. 왕꿈틀이 왕비추. 보드카에 숙성시키지 마요.

마이구미가 제일 맛 좋았다. 씹다가 취하는 젤리보드카. 역시 한국인은 젤리도 젓가락으로 먹는다.


"저기요 여기 마포대교 주차장인데요..."

한국 만세. 만세. 만만세! 2만 2천원의 행복.


해가 지자 집에 가는 사람들. 원래 해 지고부터 시작이에요, 여러분!


사람들이 지나가면 불 켜지는 마포대교. 다음에 올라가봐야지.


집에 가자!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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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역사관

여기저기 2013. 8. 21. 23:52

서대문의 센트럴파크 독립공원에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다녀왔다.
초등학교 때 단골 소풍장소 였는데 서대문구를 방문한 관광객 Pani D와 함께 진짜 오랜만에 다녀왔다.
여기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과는 달리 서대문구 할인을 해주지 않더라. 관람료는 1,500원. 
우리나라는 왜이렇게 관람료가 저렴하지? 관람료 좀 많이 받고 많이 투자 좀 해요!

귀여운 태극돌이.


인왕산과 서대문구 세란병원 그리고 아파트들... 아파트 왜이렇게 많니...? 미관을 해친다.


괜히 반가워서 한장 찍었다.


사실 예전에 비해서 고문 모형 수도 줄어들고 잔인함의 강도도 약해졌다.

빨리 예전처럼 소리도 크게 지르고 잔인한 모습 제대로 살려놓아요~~~ 이렇게 약하지 않잖아요~~~

원래 이런 역사관은 심각성을 아주 제대로 보여줘야한다. 사람들 보고 좀 느끼게.


고문 체험하는 곳도 있다. 모델은 Pani D.


독방 체험. Pani D를 가둬놨는데 너무 쉽게 열었다! 팔이 길어서 그래.


수감자들의 대화를 금지했기 때문에 이들은 이렇게 벽에 귀를 대고 암호를 만들어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화장실. 예쁨.


창문을 통해 배설물을 버렸기 때문에 건물 외벽 곳곳이 변색이 되었다고 한다.


각 방마다 독립열사들에 대한 소개를 해놓았다. 그리고 위에서 지켜보는 일본 교도관.


나병을 앓고있는 수감자들을 격리시켜 놓은 곳. 저놈의 아파트들 다 포토샵으로 지워버리고 싶다!!!


아파트!!!!!!!!!!!!!!!!!!!!!!!!!!!!!!!!!!!!!!!!!!!!!!!!!!!!!!!!!!!!!!!!!!!!!!


수감자들이 운동을 하던 곳. 운동을 할 때도 이들의 대화를 단절시키기 위해 이런 막혀진 공간에서 운동을 시켰다고 한다.


오랜만에 애국심 충전했다.


예전에 비해서 역사관이 많이 깨끗해지고 콘텐츠도 많아지고 아주 좋아졌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옥사가 너무 깨끗해서 크게 심각성이 와닿지는 않더라. 좀 더 예전의 모습을 보존해놓았으면 좋았을걸.

오디오가이드 구비, 안내지도와 설명서, 기념품 가게 등과 같은 부분을 좀 더 보안한다면 더 좋은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겠지.


홍보에도 더 힘을 써야할 것 같다. 

삼일절과 광복절과 같은 행사가 있는 날, 초등학생 소풍날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거의 없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오랜만에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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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데日리 2013. 8. 21. 06:48

동교동에 갈 일이 생길 때마다 헌책방을 자주 간다.
이날도 구경하다가 외국어 동화책 섹션에서 2시간이나 구경하다가 결국... 사고말았다.

원래 한 두 권 정도만 구매하려고 했는데 많이 사버렸다. 아니... 살 수 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사고뭉치 입니다.......... 살게요...... 많이 살게요........................................


폴란드어나 러시아어로 된 것은 당연히 없고 대부분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등으로 된 것들이더라.



Mon lapin et moi(프랑스어)

: 일러스트가 너무 예쁘고 내용이 쉽다.


En route pour la Lune!(프랑스어)

: 내용이 아주 쉽다. 딱 내 수준. 일러스트는 별로.


Un día de lluvia(스페인어)

: 그림도 예쁘고 몇 권 없는 스페인어 책이라서 샀다. 제목도 맘에 든다. 비오는 날.


Le grand livre des filles et des garçons(프랑스어)

: 대충 훑어보니 굉장히 흥미로울 것 같아서 샀는데 글씨가 너무 많다.


La memoria de los árboles(스페인어)

: 가격이 저렴하고 안에 오디오 CD가 있다! 내용도 재밌음.


Opa ist...Opa!(독일어)

: Opa는 독일어로 할아버지다. '오빠는 오빠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다' 제목이 마음에 든다.


Wie heeft mij uitgevonden?(네덜란드어)

: 벨기에에서 만든 네덜란드어로 된 동화책. 

네덜란드어를 배울 계획도 생각도 없어서 사지 않으려다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화란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Morris och Griffo(스웨덴어)

: 스웨덴어로 된 책을 너무 사고싶었는데 스웨덴어로 된 책들이 얼마 없더라. 

사실 별로 안 예뻐서 안 사려고 했는데 내용이 나도 이해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라 구입.


Ο συννεφούλης(그리스어)

: 저번 학기에 친구와 희랍어 수업을 수강하였는데 우리가 원하는 언어수업 보다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중점적으로 강의하고 

수강자의 대부분이 그리스·불가리아어과... 포강... 그리스 문자를 외운 것도 아쉽고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구입.


Guess how much I love you(영어)

: 너무 예쁘고 상태가 깨끗했다. 오디오 CD가 있는 것도 맘에 들었음. 

피터래빗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야하는 이유 충분.


もう わらった, みんな おかえり(일본어)

: 한자문맹인 나에게 아주 적합한 일본어 책. 그리고 일본 동화책답게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이렇게 또 책은 늘어나지만 책장의 자리는 여전히 모자르고 엄마는 또 화를 내고. 그래도 보기만해도 너무 예뻐서 즐겁다.

가끔 동화책 구입하러 또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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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네~ 왔다네~ 소포가 왔다네~

데日리 2013. 8. 21. 06:24


(http://babushka.tistory.com/52 첫번째 편)

(http://babushka.tistory.com/88 두번째 편)

(http://babushka.tistory.com/128 세번째 편)



나의 반송된 소포를 A의 아버지가 보내주셨다. 감사합니다! Najserdeczniej dziękuję za wszystko!

A에게 부탁해서 송장 번호를 받고 매일매일 배달 상황을 체크하는데, 보낸지 일주일만에 한국에 도착.

요새 폴란드 애들이 한국에 뭐 죄 지은 거 있나? 자꾸 선편택배로 보내는데도 비행기로 보내준다. 

한국에서 선편소포로 보내면 아주 정직하게 배로 보내서 4달이나 걸려서 폴란드에 도착하는데.


소포를 기다리던 어느날, 그날따라 너무 잉여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공부를 하러 카페에 가기로 결심했다.

마침 엄마도 나갈 일이 있으시다 하셔서 같이 나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우리 아파트 앞에 우체국 택배 차가 출동.

갑자기 느낌이 왔다. "이것은 na pewno! 분명히 나의 택배다." 엄마를 먼저 보내고 나는 우체국 택배 차로 달려갔다. 


"아저씨 ○○동 ○호 택배죠?"

"네, 그 국제소포. 전화번호가 안 적혀있던데."

"그거 제 거예요."


아저씨와 함께 나의 소포를 들고 나온지 5분도 안 되어서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집에 없었다면 아저씨는 그 소포를 들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시면서 내 욕을 엄청하시고 다음에 배달을 오셨겠지?

하지만 포츄타 폴스카였다면 종이 하나 남기고 "찾으러 와라." 라고 했겠지. 

오늘도 수고하십니다 대한민국의 집배원분들 택배기사분들. 존경합니다.


택배 외관에서부터 '폴란드에서는 큰 상자를 구할 수 없습니다.'라는 냄새가 풍긴다.

저 박스 두개 억지로 이어붙인 것 봐. 어휴. 갑자기 출국 3일 전 짐싸기 악몽이 떠오른다.

폴란드(뿐만이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 가시는 분들 큰 상자 얻게 되시면 꼭 버리지 말고 모아두세요. 버리면 나중에 후회해요.


내가 정말 애타게 기다렸던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이것.

폴란드인 친구 W의 방에 정말 예쁜 이런 인형들이 하나 있어서 "오 이 인형 진짜 예쁘다!" 라고 했더니 

갑자기 어떤 박스에서 이런 인형들을 막 꺼내기 시작하더니 나에게 보여주었다. 

W의 고향에 사는 어머니의 친구였나? 어쨌든 지인인 인형 장인이 만든 폴란드 전통 인형. 폴란드 동부 느낌이 많이 나는 인형들.


총 5개 였는데 하나는 W와 같은 기숙사에 사는 남자애에게 주고 나머지 4개는 나에게 주었다. 

조건은 '한국에 가져가서 내 방에 장식해놓는 것.' 

그래서 한국으로 보냈는데 안 와서 너무 속상했는데 결국에 내 손에 들어와서 너무 기쁘다!


폴란드 전통의상 지도.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폴란드 중심에 위치한 워비츠(Łowicz) 지방의 전통의상.

 

보자마자 "이건 사야돼!!!"를 외치면서 산 폴란드 전통의상 엽서. 너무 예쁘다. 작년 내 방에 항상 걸려있던 엽서.


개인적으로 중부유럽의 전통의상들 중에서 폴란드 전통의상이 제일 맘에 든다. 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게 화려하다. 

한 벌 구입하고 싶지만 정말 비싸다(!) 

폴란드에 있을 때 폴란드 전통의상 입고 사진 찍어보고 싶었는데 관광지에 다녀도 그런 사진 찍어주는 장소가 없더라. 아쉬워라.


이스탄불에서 산 향신료 모음집과 사프란볼루에서 산 사프란.


터키를 여행하다가 이스탄불에 도착해서 그랜드 바자르를 구경하는데 요리를 하는 동생에게 향신료를 선물해주고 싶은데

내가 요리를 지식을 갖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사줘야 할 지 정말 고민하다가 그냥 세트로 묶여진 것이 있길래 종류별로 삼.

(한국음식은 손맛이야! 계량이고 뭐고 필요 없다! 맛없다 싶으면 다시다를 넣으면 다 맛있어짐;)


사프란볼루에서 돌아다니다가 한국어가 쓰여진 사프란 파는 가게에 구경을 하러 들어갔다.

그 가게에서 마주친 프랑스인 아주머니 손님과 얘기를 하는데 그 아주머니가 사프란이 얼마나 대단한 향신료인지 

여기서 파는 사프란이 얼마나 질이 좋은지 그리고 유럽보다 얼마나 싼 가격에 살 수 있는지엄청나게 강조를 하면서 설명을 하고 

계속 아저씨에게 굿프라이스를 요구. 나도 그 옆에 붙어서 같이 굿프라이스를 요구했는데 결국에 정가에 구입. 

사프란 1g에 15리라, 한화로 8,600원. 

근데 난 정말 쓸 일도 없는데 그 프랑스 아줌마가 하도 좋다고 해서 따라삼. 지금도 전혀 쓸 일 없음; 이 쇼핑에 얇은 귀야!!!!!


이것도 내가 기다리던 물건 중 하나. 이거 못 받았으면 나 정말 울었을거야. 

뚱땡이 성당과 스트립쇼 안내 그리고 기념품만이 기억나는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인데 이걸 못 받았으니...

여태까지 이것때문에 내가 얼마나 슬펐는지...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불가리아 핸드메이드 나무 보석함.


보석함을 여니 이런 물건들이 들어있다!


내 이름은 폴란드어로 앵무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폴란드인 친구들이 내 선물로 앵무새가 그려진 물건을 주거나 앵무새를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태그를 걸곤한다.


폴란드인 친구와 베를린에 여행 갔을 때 산 앵무새 손가락 인형,

구소련 국가들과 불가리아에서 산 러시아 뱃지들, 빈티지 숍에서 산 뱃지들. 


러시아어가 길게 적힌 뱃지의 내용이 해석을 해보려 했는데 글씨조차 제대로 못 읽겠어서 

러시아인 친구에게 보냈더니 고대 러시아어 같다고 한다. 뭘까 뭘까 뭘까.


정말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나의 조지아 마그넷!!!!!!!!!!!


조지아에 여행 갔을 당시 시그나기에서 산 마그넷. 

이 마그넷을 산 이후로 나는 조지아에서 마그넷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 이것 만으로 충분해!

나는 여행을 다니면 꼭 마그넷을 사는데 이 마그넷이 바로 내 인생 최고의 마그넷.


조지아 스타일 양털모자. 그래, 내가 이것도 보냈었지! 완전 잊고있었다.

조지아에 여행갔을 당시에 저 모자를 발견하고는 정말 사고싶어서 살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을 했었다.

배낭여행을 하고있던지라 저 큰 모자를 들고다닐 엄두가 안 나서 못 사고 결국 단념하고 돌아섰다.

(친구는 나보고 사서 쓰고다니면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7월에 저거 쓰고 돌아다니면 열사병 걸려서 죽는다!!!!)


하지만 폴란드 인터넷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하자마자 결제버튼을 눌렀다. 실용성 제로. 하지만 소장가치 짱!

안감이 양가죽으로 되어있어서 냄새 엄청난다. 지독하다. 그래도 멋있으니까 됐어...
















<-착용샷. 내 옛룸메 폴란드인 E양.


















안에 깨졌다는 그 병이 이 병이었니...? 왜 하필이면 아로니아 주스 병이 깨지니...?

덕분에 내 옷들이 다 발효가 되었다... 그것도 아주 예쁘게 핑크색으로 발효... 진짜 lovely fermentation이네...

제발 보드카가 깨졌기를 바랐는데...


다행이도 안에 들어있는 옷들이 다 어두운 색깔의 옷이라서 티가 별로 안 나는데 

하필이면 하얀색 블라우스가 하나 들어있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블라우스. 바로 그 블라우스가 발효 블라우스로 거듭났다^^!

와하하하하하핳핳ㅎ핳... 아름다운 세상~ Jakie piękne życie~ to wszystko wygląda ładnie i pięknie~ 므하하핳핳ㅎ...


웬만하면 버리려고 했는데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블라우스라서, 똑같은 블라우스 다시는 못 살 것 같아서 살려보기로 결정.

손빨래 2번에 락스에 담구고 기다린 후에 표백제에 2번 삶고 빨았더니 예전보다 더(!) 깨끗해졌다. 네이버 지식인 만세.


저렇게 포장했는데 왜 깨졌는지 이해가 안 간다. 심지어 한 3번인가 감쌌는데!

뽁뽁이는 폴란드어로 'Folia z bąbelkami'. 우체국이나 Praktiker같은 마트에 가면 판다.


자몽맥주를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서 사온 렛즈(Redd's) 포도&자몽맛(근데 이 택배 받고나서 화나서 내가 마셔버림.)


내가 좋아하는 포르투나! 차례대로 체리맛, 꿀맛, 보통맛.

폴란드에서 제일 맛있는, 아니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흑맥주다! 엄청 진한 크바스에 알콜이 섞인 맛이다.

포즈난에서 가장 싼 포르투나는 Stary Rynek 40의 Green Line과 ul. Kramarska 2에 있는 Thonet에서 마실 수 있다. 

특히 Thonet은 맥주가 싸기로 아주 유명하다, Piwo 4.90zł(2천 원정도)!


내가 좋아하는 루벨스카 자몽맛 보드카. 

저기에 얼음, 스프라이트 혹은 토닉워터, 레몬을 넣어서 마시면 정말 맛있는 자몽 칵테일 완성.

예전에 폴란드에서 친구가 갑자기"야 여기 애들 다 모여있는데 심심하면 놀러와." 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날 딱히 할일도 없고 잉영잉여라서 놀러가기로 결정.

가기 전 술을 사려고 가게에 들어갔는데(자기 먹을 술은 알아서 사야한다.), 그날따라 맥주가 마시기 싫어서 

작은 루벨스카 자몽보드카에 스프라이트를 사가지고 갔더니 애들이 나보고 폴란드에 적응 잘 했다고 칭찬(?)해줬다. 고..고맙다?


원래는 쇼팽이나 판 타데우시 보드카를 사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예;;예산 부족으로 비보로바 보드카 구입.

사실 내 입에는 쇼팽도 판타데우시도 소비에스키도 비보로바도 주브로브카도 다 똑같은 알콜맛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좋은 보드카를 사가고자 하는 마음에 비보로바 결정. 선물용으로는 별로같다. 이유: 병이 예쁘지 않음.


폴란드 펍에 가면 여자애들은 항상 'Piwo z sokiem'이라는 것을 주문한다. 직역하자면 맥주와 주스.

맥주에 시럽을 섞은 맥주다. 시럽을 섞은 맥주에 빨대를 꽂아 먹는 것이 폴란드 여자들의 맥주 문화. 

남자가 하면 게이취급 받아요. 시럽도 빨대도 새끼손가락도; 

보통은 산딸기시럽만 있는데, 가끔 어떤 펍에 가면 생강 시럽도 있기도 하다.

한 번 생강시럽이 들어간 맥주를 맛 본 이후로 항상 피보 즈 소키엠은 생강맛으로, imbirowym으로!

(마트에 piwo imbirowe, 생강맛 맥주도 있다.)

출국 전에 한국에 생강시럽을 파나 검색해봤더니 수입상품으로 팔기는 파는데 비싸기도 하고 많이 팔지도 않아서 

그냥 소포 보내는 김에 같이 사서 부쳐버렸다. 네가 이제서야 왔구나...


중부유럽에서 유명한 아로니아 주스.

특히 폴란드산 아로니아 주스가 정말 유명한데, 폴란드에서는 저 700ml? 1L정도 되는 아로니아 주스가 만원도 안 한다.

한국에서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린 것 같지만 내가 예전에 확인했을 때에는 무슨 보통 5만원 정도 하더라.

그래서 엄마 드리려고 두 병 사왔는데 그 중 한 병이 깨졌다. 쿠르췡! 



진짜 많이 걱정하던 소포 문제가 해결되어서 너무 좋다.

내 돈주고 내가 사서 내가 보낸 거지만 소포를 받으니 괜히 선물 받은 기분이다.


교훈: 포즈난 중앙 우체국 아줌마들 나쁜 아줌마들. 아줌마가 뭐라하든 소포에 주소를 적어도 3개는 써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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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벨라 프라하

식도락일기 2013. 8. 21. 03:41


신촌에 러시아 카페가 있다면 이대에는 체코 카페가 있다!


위치는 신촌 기차역에서 이대 가는 길에 있는 골목들 중에 와플 잇 업 있는 다음 골목인가 다다음 골목인가?

이대 근처는 다닌지 10년도 더 됐는데 아직도 헷갈려. 코즈니 옆 골목인가?


천장에는 마리오네뜨들이! 예전에 프라하에 갔을 때 사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 샀다. 

사실 사도 하나도 필요 없었을거야... 근데 내가 사는 물건들 중에 필요한 물건이 뭐가 있더라...?


여기 가면 맨날 시키는 뜨르들로(Trdlo), 뜨르델닉(Trdelník). 

2천원 밖에 안 하는데 정말 맛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프라하랑 폴란드에서 먹었던 뜨르델닉보다 훨~씬 맛있었다.

겉에 설탕도 시나몬도 많이 발라주고 심지어 휘핑크림도 준다. 가격도 프라하보다 싸다.


체코에 갔을 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프라하가 그렇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체코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아쉬웠다. 괜찮아, 또 가면 되지!


하지만 교훈: 프라하는 절~대 혼자서는 가면 안 되는 도시다. 혼자 여행의 외로움을 갑자기 3제곱 시켜주는 도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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