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 1월 27일 | 레

旅/겨울 라다크(2019) 2019. 1. 31. 23:53


갸쪼와 10시에 만나기로 약속해서 10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아주머니가 어디로 옮기냬서 이름은 잘 생각 안 나고 메인 마켓 근처에 있는 곳이라고 했다. 사실 이곳이 추워서이기도 하지만, 창스파 로드의 가게들이 다 닫아서 옮기고 싶은 것도 있었다. 창스파 로드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장사하기 때문에 시즌이 지나면 다들 문을 닫고 다른 도시로 떠난다. 대부분의 네팔리와 인디안들은 고아와 같은 따뜻한 남쪽으로, 카슈미리들은 스리나가르로 간다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겨울에 자주 안 오는 손님인데 놓치는게 아쉬웠는지 나보고 숙소비로 얼마 내냐고 물어봐서 가격 말 하고 그곳은 히터도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나보고 200루피 더 내면 히터를 주겠다고 했다. 갑자기 얄미워서 이곳에는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그럼 처음부터 있다고 하던지... 내가 히터 있냐니까 없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돈 주면 히터 넣어준다는 건 무슨 심보? 어쨌든 왓챕으로 갸쪼가 10시쯤에 메시지 왔길래 나왔는데 거리는 황-량- 마침 그 시간에 왕축이가 나와있어서 나보고 뭐 하냐고 그러길래 친구 기다린다고 했다. 갸쪼를 기다리길 30분 째, 전날 묵었던 숙소 아주머니가 나오셨다. 그러더니 친구 안 왔냐고, 안 오면 자기 숙소에서 자라고 해서 친구 좀 늦는다고 곧 온다고 했다. 그리고 겨우 온 갸쪼!!! 늦으면 늦는다고 말해줘야 내가 시간 조정해서 나오지 이눔!!! 사실 갸쪼가 따시와 함께 차 타고 등장할 줄 알았는데 털레털레 혼자 걸어왔다. 갸쪼는 운전면허도 운전도 할 줄 모르는 남자이니까 셰이에서 버스를 타고 레까지 와주었다. 처음엔 이럴거면 차로 데려다 준다던 왕축한테 부탁할 걸 그랬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나 덕분에 이렇게 여기까지 와서 짐도 들어주는게 너무 고마웠다. 지름길이라면서 자꾸 골목길로 데려가는데 사실 고마우면서도 힘들어서 꿀밤 때리고 싶었다. 고도 적응 못 해서 빨리 걷지도 못하는데 자꾸 혼자 성큼성큼 가서 힘들어 죽을뻔 했다. 슬로우 다운! 외쳤더니 나름 천천히 걸어주었는데, 키가 187cm이라 그런지 그래도 빨랐다.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내일 모레라고 했던 아이스하키 경기가 오늘이라는 것이다. 아이스하키 경기 시작 시간은 11시. 당시 시각 거의 11시. 숙소에 도착해 짐을 놓고 네이버에서 연락처를 주고 받은 한국분 방 번호를 주인 아주머니께 전달받아 방을 두드리고는 "안녕하세요. 아이스하키 경기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래요. 가실래요?"했더니 이분께서 "네!"하시곤 굉장히 빨리 준비하고 나와주셨다. 실천력 칭찬해...! 첫 만남에 실례를 범(?)한 것 같아 죄송했다.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려면 촉람사르 가는 길에 있는 경기장에 가야하는데 촉람사르에 가려면 버스를 타야했다. 갸쪼가 우리를 버스 스탠드로 안내하는데 도저히 버스 스탠드가 어딘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초입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라다키인들로만 가득한 버스에 동북아인(???) 두 명이 타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라다크인들이 모여있었다. 사실 난 하키에 별로 관심이 없고 유일하게 본 경기라곤 작년 평창 올림픽 때 일하면서 본 경기밖에 없었다. 사실 그때도 경기를 봤다기 보다는 경기를 빌미로 맥주를 마신 것이었지만. 경기에 참여하는 팀은 경찰팀과 군대팀이었는데, 갸쪼는 군대팀을 응원한다고 했다. 이유는 아버지가 군인이었어서! 라다크는 파키스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분쟁이 현재진행형인 곳이라서 라다크에는 군부대가 세 곳이나 있다. 누브라 쪽에 하나, 판공초 쪽에 하나, 시내에 하나. 시내쪽 군대는 주로 지령을 내리는 메인 본부? 같은 곳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때문에 라다크에서 누브라 밸리나 판공초에 가려면 특별한 관광 퍼밋이 필요하고, 중국, 파키스탄인, 미얀마인들은 이 퍼밋을 받을 수 없고, 이곳에 갈 수도 없다고 했다. 이전에는 방글라데시인들도 갈 수 없었으나, 언제부터인지 허가가 떨어졌다고 했다. 미얀마인들이 왜 못 가는지는 아마 뭔가 내부 문제가 있을거라며, 갸쪼도 모른다고 했다. 스코어 판도 특별한 시설도 없는, 그냥 얼음판 밖에 없는 아이스하키장이었지만 사람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라다키들이 이렇게 큰 소리도 낼 수 있었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역시 라다크니까 경기장 근처에 비어보이도 비어스탠드도 없었지만 차이스탠드는 있었다... 스코어 판은 없지만 점수를 아는 옆 사람은 있다. 히말라야를 등지고 펼쳐지는 아이스하키 경기가 너무 멋있었고, 응원 구경도 재밌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갸쪼가 응원하는 군인팀이 지고 경찰팀이 다음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그래서 그런지 갸쪼의 표정이 슬퍼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짜이 한 잔을 하고 레에 가는 버스를 탔다. 굽이굽이 골목길을 지나 다르질링이라는 뚝바집에 가서 믹스뚝바를 먹었는데 안에 들어간 모모와 진한 양고기가 너무 맛있었다. 그 다음 차 한 잔 하러 가는데 한국분이 얼마 전 길거리에서 만난 일본인을 만나 다 같이 갸쪼네 오피스로 향했다. 메인 마켓에 위치한 이 오피스는 메인 마켓 최고의 테라스였다! 메인 마켓의 채소 가게를 위에서 내려다보는게 너무 좋았다. 가혹한 히말라야의 겨울에는 땅 속의 구황작물이 전부다. 그린하우스를 만들 법도 하지만, 전기가 자주 끊기는 라다크에서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라다크 사람들은 인공적인 환경에서 자란 초록빛 채소는 영양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정말 그런지 궁금해졌다. 어쨌든 다 같이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다가 일본인은 차다트렉 수업이 있어서 먼저 떠났다. 우리끼리 연이어 수다 떠는데 한국분께서 직업이 댄서라 하니 갸쪼가 자기 댄서 친구를 부르겠다며 기다리자고 했다.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우리 댄서 친구. 기다리다가 며칠 후 잠무로 출장가는 갸쪼의 티켓을 찾으러 갔다. 한 벽면에는 달라이라마 사진이, 한 벽면에는 파륜궁 포스터가 붙어있는 모습이 묘했다. 티켓을 픽업하고 가는 길, 드디어 댄서 친구 파드마를 만났다. 파드마의 안내로 티벳 몰 근처에 위치한 스튜디오로 향했다. 나는 막춤러, 갸쪼에게 춤은 불교 의식에서만 추는 것이기에(???) 우리는 뒤에 멀찌감치 서서 구경했는데 한국 댄서분께서 정지해있는 조차 춤의 일부라고 했다. 갸쪼랑 "우리 지금도 춤을 추고 있는거야…!" 하고 실없이 웃었다. 한국 댄서분께서 고도가 높다보니 춤 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셨다. 프리스타일 댄스 세션이 끝나고 일명 템플(!)로 불리는 와인 샵에 갔다. 생각해보니 저번 라다크 방문 때는 인도에서 술 마시는게 두려워 식당에서 맥주 한 병 정도 마시는 걸 제외하곤 거의 알콜프리로 지냈다. 그나저나 와인샵이 라다크 불교 협회 옆에 있는 것이 굉장히 묘했다. 라다크에서 술을 팔기 위해서는 불교 협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추가로 세금?같은 것을 내야한다고 했다. 지역 사회의 규칙이 우선시 되는 이 현상이 아직도 조금은 낯설다. 맥주 두 병과 마하슈트라주에서 생산되는 술라라는 와인을 한 병 사서 돌아왔다. 물론 레드 말고 화이트로! 파드마랑 갸쪼가 게스트하우스까지 데려다 줘서 너무 고마웠다. 착한 라다크 친구들! 방에 짐을 놓고 거실로 와서 술을 한 잔 했다. 셰닌 블랑의 술라 와인은 동치미 맛이 났다... 뭔가 내추럴 와인같은 맛이 나기도 하고(?) 역시 라다크 문화에서 여자가 술을 마시는 모양새가 좀 이상한지, 내가 술을 마시고 있으니 카르길에서 온 모하메드(이름이 어려워서 못 외움)와 아말레 아발레의 눈빛이 탐탁치 못해 보였다. 수다를 떨고 있으니 밥을 주셨다. 이곳의 집밥은 매우 소박하다. 한국에서 탄수화물을 최대로 절제해 먹던 나의 식단과는 전혀 반대인, 고봉밥에 소박한 커리같은 것이 얹어져 나왔다. 너무 밥을 많이 주셔서 남겨버렸다. 밥을 먹는 도중 전기가 끊겼는데, 아발레가 나가시더니 발전기를 돌리셨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전기가 돌아왔다. 배도 부르고 피곤해서 자러 가는 길에 히터를 달라고 했다. 분명히 오전에 큰 히터를 본 것 같은데... 내 방에 들어온 히터는 터무니없이 작았다. 사실 틀어도 뭐가 따뜻한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 하고 틀어놨는데 11시면 전기가 끊긴다. 히터의 존재가 무의미해졌다... 밤이 되면 영하 30도로 떨어진다는데, 사실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해가 떠있을 때는 솔직히 안 추운데 애들이 자꾸 영하 20도라고 한다. 시베리아에서 영하 20도를 겪어본 내 경험상, 여기는 그렇게 춥지 않다. 기온을 확인하고 싶지만 아이폰 날씨는 먹통이고 와이파이는 방에서 연결도 잘 안 된다. 메구리즘을 끼고 얼굴을 침낭 속으로 밀어 넣고 잠을 청한다. 잉코 히터가 은근히 따뜻해서 너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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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1월 26일 | 델리->레

旅/겨울 라다크(2019) 2019. 1. 31. 22:47


비행기가 델리에 도착했다. 괜시리 조바심이 나서 비자를 받으러 엄청 허겁지겁 빠른 걸음으로 갔다. 옷이 두꺼워서 땀이 줄줄 났다. 먼 길(?)을 걸어 비자줄에 도착하니 역시 인도답게 줄이 엉성하고 체계가 없었다. Visa on Arrival 써있는 카운터 앞에 갔는데 자기는 E-Visa만 받는다 해서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열 받는 사람이 지는거다. 그래서 눈치를 보고 주변 줄에 섰는데 갑자기 직원들이 저 옆 줄로 사람들을 옮겼다. 결국 오랜 시간 서있던 사람들은 뒷 자리로, 금방 온 사람은 앞 자리가 되었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 아 여기 인도지? 하면 말이 되...될수도? 나는 기다린게 아깝고 바로 다음이 내 순서라서 굳이 기다렸다. 이 무질서의 현장은 아마도 비용을 아끼려는 패키지 여행사 때문인 것 같다. 솔직히 패키지면 미리 E-Visa 좀 받아 오라구요! 어쨌든 내 순서를 기다려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고 사진을 찍은 다음 데스크 가서 돈을 내고 와서 다시 줄 서서 도착 비자를 받았다. 질서라고는 없는 이 현장. 내 뒤에는 인도인과 결혼한 어떤 한국 분이 있었는데 딸이 참 귀여웠다. 이름이 에밀리아 선생님 딸이랑 같은 '레나'였다. 애가 엄청 귀엽고 예뻤는데 너무 피곤해보였다. 어른인 나도 힘든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까. 비자를 받고 짐을 픽업해 코스타 커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는데 종이컵, 종이빨대, 뚜껑은 콜라 뚜껑같이 얇은 것으로 되어있었다. 최대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건가 싶었다. 칭찬!!! 커피를 들고 국내선 쪽으로 가서 충전 데스크에서 배터리랑 아이폰이랑 충전하고 짐 정리도 좀 했다. 와이파이를 연결해보려 몹시도 노력했지만 나의 노력은 헛된 것으로 돌아갔고, 결국 로밍 연결해서 썼다. 시간이 애매해서 잠은 거의 못 자고 4시 반 쯤 되어 국내선 수속을 밟는데, 보안검색이 장난 아니었다. 우선 한 컨베이어 벨트 당 짐을 놓는 줄이 여러 개고(왜?), 자기 차례가 되면 짐을 차례차례 놓는다. 그리고 남녀가 분리된 개인 보안검색을 지나면 짐이 차례차례 나오는데, 검색에서 통과한 짐과 통과 못 한 짐이 따로 나온다. 통과를 못 하면 짐을 열어 검색하고 문제되는 물건을 빼고 다시 검색한다. 근데 문제는 이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내 자산 중 가장 비싼(!) 맥북 때문에 개인 검색이 오래걸릴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인도답게 여성 여행자는 거의 없어서 빨리 나와 짐을 기다렸다. 근데 내 백팩 하나가, 속에 있는 전자기기가 때문에 재검사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오고 있었다. 평소처럼 노트북, 배터리, 핸드폰만 뺀 내가 바보... 케이블을 비롯한 모든 전자관련 기기는 다 빼야한다. 어쨌든 전자기기를 빼고 다시 검사했는데 정말 두 시간 전에 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힌디로 말해서 못 알아 들었지만, 내 앞의 사람들 중에 엄청 초조해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검색요원의 대답은 "그럼 빨리 오지 그랬어?" 류 였던 것 같다. 그나저나 생각보다 가방에 담요를 들고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신기했다. 무릎담요 수준의 담요가 아니라 진짜 잘 때 덮고 자는 그 두꺼운 담요말이다. 에어인디아 데스크에 가서 보딩패스 받고 게이트 가는 길에 디아목스랑 초콜릿이랑 책을 샀다. 디아목스가 생각보다 너무 저렴해서 놀랐다. 이번에는 절대 고산병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공항 약국 벽에 '항암제 판매'라고 써있었는데, 아마 인도에서 만든 항암제가 저렴한가보다. 인도가 세계의 약국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게 아닌 것 같다. 책은 그냥, 인도에 오면 책이 사고싶어서 사버렸다. 파울로 코엘료의 '히피'라는 책을 샀는데, 왠지 저번처럼 라다크 가서 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샀다. 1년간 책 한 권 읽기 힘든 나인데 저번 방문 때 2권 완독했나? 이번에도 그러길 바라본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서 비행기를 탔는데, 앞자리에는 다 스님이 타 계시고 뒤에는 다 인도인들이었다. 앞자리는 추가금액 붙는데 역시 스님들은 부잔가보다. 다행이도 내 옆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고, 옆옆 자리에 인도인은 타자마자 엄청 자더라. 이륙 중인데 트레이 내려도 아무 말 안하는 인도 안전의식 클라스... 그리고 승무원도 전부 남자였다. 그나저나 기내식으로 나온 샌드위치는 정말 맛없었다. 이상한 마요네즈 샌드위치였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억지로 케챱 뿌려서 격파했다. 살짝 자다가 산 풍경이 나올 때 쯤 일어나서 입 벌리면서 봤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아름다움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이 높은 히말라야 위를 내가 날아가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금 한 번 느낀 건, 다시는 험난한 마날리 길로 못 올 것 같다. 한 번이면 족할 그 경험. 사실 오고 가고 두 번 이었다. 어쨌든 정신없이 레에 도착해서 짐 찾고 외국인 입국증(?) 같은 거 작성하고 더러운 화장실 사용하고 나왔다. 레 공항은 인도 공군 기지(또 다른 기지는 누브라에 있댄다)와 붙어있어 공항 내 사진 촬영이 금지였다. 아, 그리고 당연히(?) 탑승교는 없었다. 정신을 대충 차리고 천근만근같은 가방을 메고 공항을 나와 루피를 찾으려는데(수중 루피 0...) 아무리 해도 돈이 안 나오는 거. 4만, 3만 5천, 3만, 2만 줄여나가는데도 하도 안 나와서 ATM 밖에 서있는 젊은 청년 공항 직원에게 "이거 ATM 작동하는건가요? 혹시 안에 돈이 없는 거 아닌가요?"하고 물었다. 청년이 확인해보더니 안 되는 것 같다며 내 짐도 들어주면서 다른 ATM으로 데려다줬다. 근데 거기에서도 안 되고 심지어 카드 하나는 막혔다. 내가 너무 한 카드를 학대(?)해서 카드 회사에서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 막은 것 같다. 결국 다른 카드로 금액을 줄이고 줄이다 1만(약 15만원)을 치니 겨우 나오더라. 겨우 1만을 뽑고 택시 스탠드로 가는데 가방 안을 보니 카메라가 없는 거... 놀라서 "카메라가 없어요ㅠㅠ 어떡하죠?"하니 청년이 무슨 비행기 타고 왔냐고 물어서 에어인디아라고 하니 공항 안이랑 에어라인들 확인하더니 에어인디아에 사무실에 있다고 했다. 보딩패스 들고 가서 겨우 찾고 나와서 택시 타는데 청년이 마스크를 벗었다. 갑자기 눈이 부셨다. 왜 이렇게 잘 생겼니? 한국에서 만났으면 나 진짜 번호 물어봤을 정도로, 아니 물어보지도 못할 정도로 너무 잘생겼다. 약간 태닝한 와일드 금성무 느낌. 하지만 당연히 번호는 물어보지 못하는 쫄보인 나는 택시를 탔다. 고맙다고 차 한 번 사준다 하면서 친구 하자고 할 걸ㅠㅠ 후회ㅠㅠ 사람들이 경고했던 것과 달리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다. 아마도 이것은 폴란드와 러시아 겨울을 겪고 시베리아와 홋카이도 겨울 여행을 하면서 추위에 익숙해진 내 체질과 추위를 즐기는 내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택시 기사가 어디 가고 싶냬서 우선 예전에 묵던 게스트하우스가 있던 창스파 로드에 가기로 했다. 저번에 묵었을 때 겨울에 운영한다고 했으니 하겠지? 왕축이랑 페이스북 친구이면서 물어보지도 않고 겁없이 라다크에 온 나^^ 그럴거면 연락처 교환은 왜 하는지^^...? 어쨌든 모든 관광객이 떠난 창스파 로드에 도착했는데 게스트하우스가 어딘지 생각이 날듯 말듯 해서 그나마 생각나는 장소인 "원더랜드 레스토랑!"해서 내린 곳이 바로 예전에 묵던 게스트 하우스 근처. 하지만 여전히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생각이 안 나고 왕축만 생각나서 "왕축 게스트하우스!"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마침 그 게스트하우스 앞에 어떤 여성분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왕축의 아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왕축 아내가 집에 잠시 들어갔고, 왕축이 나왔다. 이 반가운 얼굴! 4년 만이다. 왕축이 왜 겨울에 왔냐고, 화장실이 다 얼어서 여기서는 지낼 수 없다고 했다. 저번에(4년 전에) 물어봤을 때 겨울에 연다고 했잖아요ㅠㅠ 그래서 왔다구요ㅠㅠ 그래도 잠시 들어오라고 해서 같이 차를 마시고 라다크식 아침을 먹었다. 라다크식 아침으로 보리가루를 뭉쳐놓은 것과 수프를 같이 먹었다. 맛이 상당히 애매했지만, 그래도 한 번 먹어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이런 험난한 곳에서는 이런 생존형 음식만 취할 수 있었겠지... 처음 봤을 때 완전 갓난 애기이던 왕축의 아들 유르갤은 이제 완전한 말썽꾸러기로 거듭났다. 하지만 역시 라다크 애기 답게 낯을 가렸지만, 그래도 호기심있는 꼬마여서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왕축이 소개시켜준 바로 옆 걀손 게스트하우스에 갔는데, 이곳도 예전에 내가 머물던 곳이었다. 가격이 비싸서 왕축네 집으로 옮겼었는데 여길 다시 오다니. 그나저나 아주머니가 보여준 방에는 한기가 엄청나게 돌아서 들어가는 것 만으로 입이 돌아갈 뻔 했다. 밖보다 더 춥다면 말 다 했지 뭐. 방에 들어갔는데 얼마나 추운지 변기가 얼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거의 노숙자이니 이 상황을 수긍했다. 자정에 도착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서 피곤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그냥 쉬고싶었다. 왕축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자기네 집에 있고싶은 만큼 있고 거기서는 잠만 자라며, 오늘 저녁에도 밥 먹으러 오라고 했다. 왕축네에서 차를 마시며 델리 내셔널 데이 퍼레이드를 TV로 보다가 숙소에 돌아와서 자는데 정말... 내 인생에 그렇게 춥게 잔 것은 처음이다. 히터가 고장난 포즈난 요비타 방보다 더 했다. 이런 방이 800루피라니. 히터있냐고 물어보니 히터도 없다고 했다. 낮잠을 자다 일어나 결국 참다 못해 갸쪼에게 SOS를 쳤다. 사실 갸쪼가 오기 전에 내가 라다크 가는 거 간 볼 때(?) 레 오면 자기한테 연락하라고, 게스트하우스 예약해준다고 했는데 갸쪼는 투어 오퍼레이터니까, 혹여나 추가금액이 생길까봐 내가 직접 알아보려고 이렇게 혼자 왔는데 결국 갸쪼에게 손을 벌렸다. 갸쪼가 1시간 후에나 올 수 있대서 나는 해 지기 전에 숙소를 찾고 싶으니 지금 나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자기 지금 가겠다며 10분만 기다리라더니 차를 타고 등장했다. 사실 갸쪼를 봤을 때 울 뻔 했다.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엄청나게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갸쪼는 따시라는 훈훈한 남자애의 차를 타고 등장했는데, 우선 갸쪼의 베스트프렌드 부모님이 하는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이곳의 방은 작지만 나름 따뜻했고, 히터도 준다고 했다. 가격은 1000루피 였는데, 내가 오래 묵으면 할인 안 되냐니까 히터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내일부터 체크인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와선 "아임 행그리..." 시전하고 식당에 가는데 원래 가고싶었던 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 다른 곳으로 갔다. 첫 날이라 그런가 디아목스를 먹어도 헉헉 거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힘들었다. 근데 이 라다키 남정네들이 빨리 걸어서 내가 천천히 좀 걸으라고 머리 아프다고 했더니 천천히 걸어주었다. 그리고 다른 레스토랑에 가서 뚝바 한 사발! 고기있는 거 먹고싶었는데 베지밖에 없대서 베지로 먹었다. 나는 분명 뗀뚝을 시켰는데 뚝바가나왔다. 근데 얘네가 나보고 내가 분명히 뚝바라고 했다는 거 보니 내가 오락가락 했나보다. 애들이 자기가 시킨 음식들을 맛보라며 한 입 씩 줬다. 얻어먹어서 그런지 좀 배도 부르고 나는 원래 탄수화물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면을 반이나 남겼다. 사실 배불러도 들어갈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더 먹고싶지 않았다. 한국에서 이 정도 퀄리티 음식 나왔으면 리뷰를 아주 최악으로 휘갈겼겠지만 여기는 라다크니까... 하면서 수긍했다. 너무나도 매기 소스+베지 스톡 큐브 맛이 강했다. 그리고 따시가 밥을 사줬다. 훈훈한데 친절하기까지! 문득 내가 수건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수건 사야된다 하니 티베트 시장?으로 데려가 줬다. 그 많은 가게 중 수건을 파는 가게는 딱 한 곳 이었는데, 수건 하나에 550루피(8500원)이랜다. 수건이란 자고로 공짜로 받는 물건이거늘... 갑자기 집에 두고 온 수 많은 송월타올이 주마등처럼 머릿 속에 스쳐 지나갔다. 비싼 가격에 놀라 애들한테 "내 인생에서 수건을 사본 적이 없다. 코리안에게 수건이란 공짜로 받는 물건이다. 한국에서 수건을 사더라도 이것 보다는 쌀 것이다. 이 가격은 수긍할 수 없다! 그리고 이건 수입도 아니고 메이드인 인디아다!"했더니 500루피로 깎아줘서 할 수 없이 사려는데 따시가 뭐라뭐라 하더니 결국 450루피(7천원)에 살 수 있었다. 그래도 비싸! 하지만 필요하니 어쩔 수 없지. 따시가 메인 마켓에 있는 슈퍼마켓에 한국 누들을 판다고 해서 궁금해서 다 같이 갔더니 진짜 정말 다양한 코리안 누들 판매중... 심지어 내가 사려고 그렇게 노력했지만 결국 못 찾았던 두배 매운 핵불닭볶음면이 있었다. 내가 해외 판매 라면 중 가장 좋아하는 김치라면도 있어서 너무 기뻤다. 물을 사려는데 모든 물이 얼어있었다. 이게 바로 라다크의 삶인가 싶었다. 하지만 애들이 안 언 물을 찾아줘서 성공적으로 구매했다. 내일 모레는 아이스하키 파이널 매치가 있대서 그거 보러가기로 하고 내일은 우선 숙소를 바꾸기로 했다. 숙소도 찾고 밥도 먹었고 수건도 샀고 물도 샀으니 이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 시간. 네이버 카페에서 연락 주신 분에게 숙소 옮겼다고 알려드렸더니 알고보니 이분도 똑같은 곳에 묵고 계셨다. 그래서 내일 체크인하고 뵙기로 했다. 따시와 갸쪼가 차로 얼음장같은 나의 게스트하우스에 데려다줬는데, 그냥 내려주고 갈 줄 알았는데 같이 내려서 놀랬다. 그래서 왜 내리냐고 혹시 걀손네 가족이랑 아는 사이냐니까 웃더니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문도 열어줬다. 돌아오긴 했지만 절대 내 방에 들어가서 지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방에 가니 스토브가 있어서 너무 따뜻했다. 라다크 전통 상도 여럿 있어서 좋았다. 여기서 여름에 차를 마셨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이곳에 또 오다니. 그때도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고양이도 두 마리나 있었는데 눈꼽 안 낀 애는 따시, 눈꼽 낀 애는 이름이 없대서 내가 델렉이라고 지어줬다. 따시와 델렉이. 아주머니가 차를 주셔서 마시면서 부킹닷컴을 보는데 이 숙소 가격이 600루피였다. 근데 내가 고도때문에 머리가 오락가락해서 그런가, 600이라고 말해야하는 걸 700이라고 말해 버려서 100루피밖에 못 깎고 700루피를 내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 체크아웃하고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간다고 했다. 첫 날이니까 주방에서 쉬면서 고양이랑 놀았다. 따시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고 델렉은 완전 개냥이였다. 인도 고양이라서 그런가? 아주머니가 짜파티와 커리;를 밥으로 고양이에게 주었다. 주는 것도 신기하지만 먹는 것도 신기했다. 아주머니가 주신 차와 비스킷을 먹으며 핸드폰을 보는데 따시가 자꾸 얼쩡거려서 비스킷을 떼어줬다. 근데 따시는 먹을 거 있을 때만 나한테 아는 척 하니까, 나한테 잘 하는(?) 델렉이에게 더 많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왕축이 저녁먹으러 오라고 했다. 왕축이네 집에 가니 할아버지가 전통 신발을 만들고 계셨고, 할머니가 그 옆에 앉아게셨다.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신발은 3켤레인데 하나에 700루피라고 했다. 왜이렇게 싸...? 그래도 두 번 본 사이라고 유르갤이 조금 더 친근해졌다. 뽀뽀+닦아버리기 놀이를 했는데 아주 귀여웠다. 내 이름을 절대 못 외워서 자꾸 엄마 아빠한테 내 이름 물어보고는 나를 아첼(누나)이라고 불렀다. 이번에 스피툭 구스토르 때 가면 춤 본 것을 흉내내는데 귀여워서 죽을뻔ㅠㅠ 뿌자때 사용했던 빨간색 색소를 자꾸 손에 묻혀와서 엄마한테 혼났다. 왕축이네 강아지 밀리는 마지막 샤워가 언제인지 엄청 꼬질하고 어딘가 좀 아파보였지만 라다크에서 애완동물 병원은 사치겠지, 그냥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겠지 싶었다. 저녁식사로는 밥과 커리가 나왔는데 채식주의자냐 물어 아니라하니 치킨을 얹어주었다. 할아버지와 왕축 아내(이름이 기억 안 남)가 밀리에게 닭고기를 주었는데 문득 강아지에게 절대 닭고기 주면 안 된다고, 뼈 때문에 다칠 수 있다고 한 게 생각났다... 밥을 얼마나 많이 주었는지 진짜 배 터질 정도로 먹었는 데도 남아서 미안하다고 하고 남겼다. 탄수화물 인심에 후한 인도. 반찬의 나라코리아에서 온 탄수화물 싫어하는 입 짧은 나는 힘들다... 내일 게스트하우스 바꾸기로 했다고 하니 왕축이가 차로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갸쪼가 데릴러 온대서 거절했다. 왕축 아내는 레의 학교 선생님인데, 한 달에 14,000루피 정도를 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직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라 좋다고 했다. 밥 먹고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늦은 것 같아 숙소에 돌아와서 씼으려는데, 변기 물 마저 얼어버리는 이 추위에 도저히 샤워할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머리만 감고 잤다. 다행이 따뜻한 물은 바께스... 한국어로 바께스가 뭐더라... 어쨌든 거기에 줘서 머리는 따뜻하게 감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의 전기가 엄청 센지? 드라이기님이 한 10초 작동하더니 멈춰버리시고 여행용 전기포트님은 아예 작동할 생각도 하지 않으셨다. 하루만 있을거라 귀찮아서 침낭은 안 피고 이머전시 블랭킷(존재를 알려준 까미노의 스테파니아 고맙다...)과 담요 세 겹 안에 물통을 안고 잠에 들었다. 공기가 얼마나 차가운지 절대로 얼굴을 밖에 내밀 수 없어서 메구리즘을 끼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 중 하나인 이불 속에 얼굴 넣고 자기를 했다.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 날이라 그런지 고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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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1월 25일 | 서울->델리

旅/겨울 라다크(2019) 2019. 1. 31. 21:03


회사 반차를 내고 빠른 걸음으로 유니클로에 갔다. 인생에 절대 사용할 없을 것만 같았던 히트텍과 필요한 가지 개를 사고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샤워를 하고 짐을 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 공항에 택시를 타고 갔다...  인생이여... 택시가 너무 늦게 와서 취소하고 싶었는데 취소하면 10분간 콜 금지래서 기다렸다 탔다. 다행이 택시기사 아저씨가 너무 좋은 분이셨고, 같이 걱정해주시고 최대한 빨리 데려다주려고 노력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저번 인천공항 출발 택시처럼 사기도 안 쳐서 너무 좋았다. 그 택시 진짜 2월 내에 내가 신고 넣는다. 정말 남을 속여서 돈 버는 사람들은 최악이다. 역시 메이저 항공사라서 그런지 LCC보다 서비스가 너무 좋았다. 다행이 공항에 사람도 없어서 수속, 보안검사도 순조로웠다. 아시아나라서 그런지 아시아나 전용 면세 인도장이 있어서 계속해서 미뤘던 면세품을 모두 픽업했다. 알림 걸어놓고 겨우 레이벤 선글라스도 겟해서 너무 기뻤다. 비행기 레그룸은 생각보다 좁지 않았는데, 유에스비 충전도 불가능했고, 기종도 되게 오래된 것이었다. 짜게 식었다. 이번에 LLCM 신청하는 것을 잊어서 그냥 일반식 먹었는데, 역시나 그냥 그랬다. 차라리 LLCM 나을 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봤는데 웬일로 아시안만 나오는 영화인 것은 좋았으나, 외의 것은 전부 쏘쏘. 온갖 스테레오타입으로 가득찬 어이없는 영화였다. 영화 보고 와인을 마시며 잠에 들었다. 가방에 마스크팩이 있어서 마스크팩도 하나 해보았는데, 기내에서 하니까 너무 웃기고 뭔가 유난떠는 느낌이었다. 이번 비행은 다행이도 옆에 있는 사람이 조용했고, 저번처럼 이상한 냄새가 난다거나 자리를 침범한다거나 하지 않아서 9시간 비행 내내 편하게 왔다. 단지 뒷 사람이 계속 발로 내 자리를 차고 내릴 때 나를 너무 힐끗거려서 기분이 좀 별로였다. 내가 그렇게 신기한가? 내리기 전 급하게 비자 신청서와 입국카드를 작성했는데 너무 졸려서 참느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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