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디저트 카잔디비(Kazandibi)

식도락일기 2013. 9. 14. 23:29


오랜 만에 터키 친구 A를 만났다.

폴란드 가기 전에, 그러니까 2011년에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서 쇼핑하고 밥먹고 술마시고 

그러다 늦으면 얘네 집에서 자고 할 정도로 자주 만나던 우리인데

2013년이 되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는 1학기 개강 전에 한 번 만나고 

개강 후에는 공부와 과제 그리고 시험에 쫓겨 학기중에는 한 번도 못 보고 말았다.


그나마 시간이 많은 방학에는 A가 매년 한국의 불쾌한 여름 날씨를 피해 터키로 도망가버려서 만나지도 못하고 

2학기 개강 전에, 내가 다시 바빠지기 전에 부랴부랴 터키에서 돌아온 A랑 오랜만에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니까 진짜 할 말도 많고 너무 재밌었다. 신기한 사실은 우리 둘이 만났는데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신 것(!)



터키여행 이후로 A한테 계속해서 카잔디비 타령을 했는데 그 때문인지 터키에서 돌아오면서 카잔디비 가루를 사다줬다. 

"난 정말 우유로 만든 디저트가 싫어..." 라는 A의 한 마디.


내가 터키어 동화책 그림 예쁜 걸로 하나 사다달라고 했는데 "사왔어?" 라고 물어보니 

"당연히 까먹고 안 사왔지." 라고 대답하는 A...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참 실제로 들으니 정말로 고맙다!!!!!


A 덕분에 터키에 관심이 생겨서 여행도 가고 터키어도 배우게 되었는데, 

나의 정말 훌륭한 터키어 선생님인 A 덕택에 터키어를 욕만 정말 많이 익혔다... 나의 아주 좋은 파이터 친구^^!!!


두 봉지나 사다줬다. 한 봉지에 4인분이라고 하심.


만드는 법은 저 가루에 우유 3.5컵을 붓고 약한 불에 계속 저으면서 졸이다가 젓기 힘들정도로 끈끈해지면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린 냄비 혹은 오븐그릇에 넣고 끓이거나 구우면 완성...이라고 A가 말 해줬다.

뒤에 만드는 법이 써 있는데 귀찮아서 그냥 해석 안 해보고 A를 믿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딴 짓 하다가 다 태우고 모양도 완전 이상하게 나옴.

그래도 엄청 맛있고 현지의 맛과 거의 똑같았다. 역시 포장지에 써있던 'Geleneksel lezzet(전통의 맛)'이라는 말이 허풍이 아님.

그리고 만들면서 폴란드에서 사온 바닐라향 설탕을 좀 넣었는데 그 덕분에 더 맛있게 된 것 같다 :)


결론: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스턴트는 나보다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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