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데日리 2013. 8. 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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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j, mam dobrą i złą wiadomość...."

"야, 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


학수고대하던 A의 연락이 옴.


좋은 소식: 분실될 줄 알았던 나의 소포가 A가 사는 동네의 우체국에 반송.


진심으로 못 찾을 줄 알았는데 결국 찾고야 말았어ㅠㅠ

박스에는 A의 이름과 성이 적힌 부분만 남아있었단다. 아오 포츄타 폴스카, 베즈 코멘타좌다 진짜!


나쁜 소식: 반송비를 내가 내야한다는 것. 


사실은 이건 당연히 감수할 생각 했던거라서 뭐 나쁜 소식이라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연말+여름세일이 겹친 시기여서 여유롭지 못한 총알 빈 지갑을 가진 A는 나의 택배를 가져오지 못했다...

다행이도 다음주에 A의 부모님이 휴가에서 돌아오시면 나의 택배를 찾아서 재발송 해주시기로 하셨음.

내가 내야하는 금액은 반송비 315zł(한화로 11만 원)에 재발송비 200zł(한화로 7만 원), 

총 18만 원(숫자도 참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렇네...?) 되시겠습니다. 한국에서 온 칭챙총 호갱님^^^^


나는 매달매달 정해진 돈만 쓰면서 살아가는 학생인지라 갑자기 20만 원이나 되는 돈을 끌어올 곳이 없어서 

유학할 때 쓰려고, 통번역일을 하고나서 페이를 받을 때마다 한푼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비루하디 비루한(하지만 적지는 않은!) 적금통장을 깰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에 엄마에게 카톡으로 슬픈 이모티콘 10개를 보내고 엉엉거려서 돈을 빌리는데 성공했다. 이자는 없음. 엄마 만세.

하지만 그 덕분에 앞으로 들어올 나의 통역비와 일일 알바비들은 곧바로 어머니께 송금될 예정 ㅇㅏ.............



A의 말에 의하면 술이 한 병 깨져있었다는데 내가 기억하는 내 소포 안의 물건들

: 비보로바 보드카, 루벨스카 보드카 자몽맛

포르투나 흑맥주, 포르투나 흑맥주 체리맛, 포르투나 흑맥주 꿀맛, 렛즈 맥주 자몽맛, 

아로니아 주스 여러병, 생강 시럽, 

W가 선물해준 폴란드 동네 장인(?)이 만든 핸드메이드 인형세트(밤에 보면 굉장히 무섭다.), 

불가리아 수제 나무 보석함 큰거 작은거

(불가리아는 진짜 나의 기념품 로망을 실제로 실현시켜준 정말 천국같은 곳이다.),

그루지야(조지아) 시그나기의 니노아줌마네 가게에서 산 정말 소중한 마그넷 세트

(이거 못 받았으면 진짜 나 울었을거다.)

러시아와 폴란드의 겨울을 이겨내고자 투자를 많이한 나의 겨울 외투'들', 

사랑하는 여름 원피스들, 어디선가 사고 얻은 책들...


어쨌든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들만 넣어놓은 소포라서 엄청 걱정 많이했는데 결국에는 찾게되어서 너무 다행이다.


이 일을 겪으면서 A에게 "Dlaczego Polska mnie tak torturuje? Nienawidzi mnie?"

"왜 폴란드는 나를 이렇게 괴롭혀? 나를 싫어하나?" 라고 했더니 


우리의 폴란드 여자 A曰 "Polska nie dyskryminuje nikogo - torturuje wszystkich. Polaków też."

"폴란드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아. 모든 사람을 괴롭히지. 물론 폴란드인들도 포함이야."


이 세상에 밀당을 가장 잘 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가 바로 폴란드다. 


나를 숨막히게 괴롭히다가도 꼭 중간에는 이렇게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로 풀어주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질려버려 폴란드가 싫어지려고 하는 순간에는 

갑자기 문제를 반정도-_-(다 해결해주면 안 됨. 반정도 해결해줘야 여운이 남음.) 해결해줘서 

다시 그 마음을 풀게 만들어주는 나를 어장관리하는 나라...



어쨌든 소포를 찾게되어 너무 기쁘다. 돈 생각은 가슴아프니 이제 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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