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기념일

이것저것 2013. 5.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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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폴란드에서 소포 부치기.



정확히 100일 전, 폴란드에서 선편으로 소포를 부쳤다.

워낙 처음에 짐을 많이 가져가기도 했었고, 현지에서 책을 비롯하여 기념품 등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샀기 때문에

한국으로 택배를 부쳐야 했다


미리 20kg를 선편으로 부친 상태였지만, 워낙 남은 짐들이 많은 상태여서 출국 전까지 이 짐들을 처리해야 했다.


출국일이 2월 7일이었기 때문에 2월 6일에는 바르샤바에 가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워낙 짐이 많다보니 바르샤바에 가는 기차를 타러가기 10분 전까지도 짐을 버리고 싸고 버리고 싸고를 거듭해서

출국 전날에서야 겨우 20kg과 13kg의 택배를 부쳤다.



폴란드의 경우에,

국외용 소포의 경우에는 최대 20kg까지 보내는 것이 가능하고

반면 국내용 소포는 최대 10kg까지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제용 소포의 가격은

Paczka priorytetowa(파츄카 프리오리테토바, 빠른 소포. 항공소포. EMS는 아님. 최소 3일 최대 1주일 소요.)로 보낼 경우엔

한국은 Strefa(스트레파, 구역) C에 속하므로 그 줄을 참조. 


Paczka ekonomiczna(파츄카 에코노미츠나, 느린 소포. 선편소포. 최소 1달에서 보통 3달 소요.)로 보낼 경우에는

한국은 Strefa 30에 속하므로 그 줄을 참조.


선편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다른 유럽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다. 

리투아니아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친구에 의하면 

리투아니아 우체국은 한국을 4지역(폴란드에선 한국은 3지역 정도에 속함.)으로 설정해 놓아서 소포 가격이 배가 뛴다고 한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에서 교환학생을 하는 사람들은 폴란드에서 소포를 부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폴란드 우체국에 관한 정보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영어로 된 페이지는 없으므로 크롬 번역 기능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http://www.poczta-polska.pl/



택배를 보내는 과정에서 가장 고생했던 점을 뽑자면 '상자를 구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대형 할인매장에 가거나 우체국에 가면 대형 박스들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폴란드의 우체국에서는 대형 박스를 잘 취급도 하지 않을 뿐더러(포즈난 중앙 우체국에서도 찾지 못했다.) 

그나마 찾은 좀 큰 이 밑의 사진과 같이 생긴 하얀색 박스는 '국내용'이라며 '국제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며 쓸 수 없다고 했다.



국내용 상자와 국제용 상자를 따로 쓰는 나라가 어디있어!


나중에 다른 도시에 살았던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 친구는 저 박스를 사서 한국으로 국제소포를 부쳤다고 했다.


.......뭐야?????

나중에 모두에게 물어보니 한국으로 택배 부칠 때 나 빼고 다 저 박스 사용함. 


어쨌든 우체국을 나와 박스를 찾아 떠났다. 포즈난에 있는 큰 우체국이란 우체국은 다 가봤지만 아무곳에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 길거리에서 우연히 터키인 교환학생 B를 만났다. B는 큰 박스를 이케아(IKEA)에서 샀다고 했다. 

하지만 대체로 이케아는 중심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교외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출국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짐정리가 하나도 안 된 나의 상황에는 그곳까지 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래서 나는 집에서 가까운 대형 할인매장에서 일을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테스코(Tesco), 까르푸(Carrefour), 비에드론카(Biedronka)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20kg의 짐을 담을 수 있는 상자를 찾지 못했다.


패닉 상태. 


오늘 상자를 최대한 빨리 사서 오늘 밤새 짐정리를 하면서 짐을 부쳐야 하는데!

(교훈: 모든 일은 미리미리 합시다.)


대형 쇼핑몰 여기 저기를 헤매다가 혹시나하고 들어간 프락티케르(Praktiker)라는  기적적으로 상자를 찾았다.

이곳은 집을 리모델링할 때 필요한 자재들을 판매하는 대형 할인매장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도 여분의 상자가 있었던 것!

상자를 건네주신 직원분에 의하면 원래는 다 갖다 버리는데 오늘 웬일로 있다고 하셨다.

거대한 상자를 들고 있었던 덕분에 거리와 트람 안의 사람들이 저만 쳐다봤다. 안 그래도 튀는데.

하지만 지칠 대로 지쳐버렸기 때문에 그깟 시선 개나 줘버려하면서 기숙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고 밤을 새면서까지 짐을 싸서 겨우 택배를 보낼 수 있었다.



맨 처음에 부친 20kg의 택배는 예전에 한국에서 받은 택배 상자 덕분에 상자를 구하러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우체국의 아주머니가 이 상자가 매우 보기 좋지 않다며 이런 사용된 흔적이 있는 상자는 그대로 보낼 수 없다며 

상자를 포장하는 종이를 사서 포장을 해서 오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상자를 구하러 우체국 5곳+대형 할인매장 4개 다니느니 포장 한번 하는게 훨씬 낫다.


교훈: 한국에서 온 큰 상자를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



이 종이는 택배를 보낼 때 작성해야하는 송장.

조금 이해가 안되는 점은 이 종이가 폴란드어와 '프랑스어'로 작성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당연히 폴란드어와 영어가 써있을 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프랑스어라니. 혹시 이유를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맨 위칸은 보내는 사람의 주소를 적는 란인데,

저는 곧 폴란드를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기숙사 주소를 쓰는 것이 조금 곤란해서 친구의 주소를 적었다.


차례대로

Nazwisko: 보내는 사람

Spółka/Firma: 보내는 회사(개인적인 택배가 아닐 경우.)

Ulica: 도로명

Kod pocztowy: 우편번호  Miasto: 도시

Kraj: 국가



그 다음 칸은 받는 사람의 주소를 적는 란.


역시나 차례대로

Nazwisko: 받는 사람

Spółka/Firma: 받는 회사

Ulica: 도로명

Kod pocztowy: 우편번호  Miasto: 도시

Kraj: 국가


하지만 한글을 라틴알파벳으로 옮기면 내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자리가 부족하면 그냥 적절하게 쓰면 된다.



그 다음 칸은 소포의 내용물에 관한 정보를 적는 란.

Szczegółowe określenie zawartości: 내용물

Ilość: 수량(적지 않아도 무방. 옷 10벌 책 10권 이렇게 세세히 쓸 수는 없으니까ㅎㅎ)

Masa netto: 무게(그냥 내용물의 무게를 적절히 쓰기.)

Wartość: 가격(많이 쓰면 나중에 관세를 물어야 하니 적절히 낮게 쓰기.)

Kraj pochodzenia towarów(원산지)에는 우체국 직원분이 Polska(폴란드)를 쓰심.

Ogólna masa brutto: 총무게

Ogólna wartość: 총가격

Opłaty pocztowe: 우체국 직원분이 알아서 써주심.



그 다음은 빠른 소포와 느린 소포를 선택하는 란.


빠른 소포를 선택하신다면 Międzynarodowa priorytetowa에 체크,

느린 소포를 선택하신다면 Miedzynarodowa ekonomiczna에 체크.



그 다음은 내용물의 종류를 적는 란.


Podarunek: 선물, Dokument: 서류, Próbka handlowa: 상품견본, 

Zwrot towaru: 반품, Inny: 기타. guitar 아닙니다...

본인에게 맞는 란에 체크.



그리고 오른쪽 칸으로 넘어가자!


Liczba paczek, świadectw i faktur: 소포, 증명서, 송장 개수. 그냥 1 쓰면 될 듯.

Ogólna masa paczki/paczek: 소포 총 무게

Opłaty: 소포가격



그 밑에 칸에는 소포가 배송되지 않을 경우에 소포 처리방법에 대한 선택을 하는 란.

Zwrócić do nadawcy po: 반송주소로 반송. 이 란을 체크하실 경우엔 반송주소를 써야한다

Dosłać do adresata na  podany adres: 받는 사람에게 재발송.

Zwrócić natychmiast do nadawcy: 즉시 보낸 사람에게 반품.

Traktować jako paczkę, której zrzekł się nadawca: 직역하자면, '포기한 소포로 다룬다.' 즉, 폐기.



그 밑에는 소포의 종류를 선택하는 란.

Drogą lądowo-morską: 느린 소포, 선편소포 = Paczka priorytetowa

Drogą lotniczą: 빠른 소포, 항공소포 = Paczka ekonomiczna



그리고 맨 밑에 Data i podpis nadawcy(날짜와 보내는 사람 서명)을 하면 작성 완료.



한국에 도착하고나서 1주일 안에 택배가 두 개나 도착했다.

우체국의 아주머니가 분명히 최소 1달에서 보통 3달이라며, 누구도 언제 도착할지 모른다고 하셨는데

근데 이렇게 일찍 오다니. 발트해에 기적이 일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 하나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당연히 한 달 안에 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택배가 두 개나 일찍 왔으니까.

그 덕분에 소포 두 개 중에 하나는 빠른 소포, 하나는 느린 소포로 보낸 친구가 대 분노를 했다.

가격은 400즈워티 가량(14만 원 정도) 차이가 났는데 날짜는 겨우 3일정도 차이가 났다. 

선편소포는 전적으로 운에 따른다는 말이 정말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제 남은 한개의 소포는 오지가 않았다.


오늘까지, 꼬박 100일 채웠다...


친구가 100일을 축하 & 기념하는 의미로 선물도 줬다...

왠지 아직도 발트해 언저리를 떠돌 것 같은 나의 소포를 기리면서...



언제 오나 보자,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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