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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난 카페 고웽브닉(Kawiarnia Gołębnik)

식도락일기 2013. 5. 9. 02:39


포즈난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카페.

구시가지(stare miasto, 스타레 미아스토) 내의 중앙 광장(rynek 르넥) 근처에 있어서

아름다운 포즈난의 르넥을 산책하다 쉬고 싶어질 쯤이면 자주 갔던 카페.

위에 달아 놓은 모빌 장식들은 계절에 따라, 시기에 따라 바꾼다. 항상 예쁘다.


+)내가 유럽에서 제일 사랑하는 포즈난 광장.

  누가 뭐래도 나는 포즈난의 구시가지 광장(르넥)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르넥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저 시청(ratusz, 라투슈)과 옆의 레고같은 건물들. 어쩜 저렇게 알록달록 예쁘게 잘해놨을까!


카페 고웽브닉에는 디저트가 정말 다! 맛있다. 

이름이 생각 안 나는 과일 디저트(deser owocowy, 데세르 오보초비).

가장 밑에는 설탕에 걸쭉하게 졸인 블루베리(jagoda, 야고다)와 라즈베리(malina, 말리나)를 깔고

주변을 키위와 청포도로 장식한 후, 가운데에는 타르트를 얹은 다음 

그 위에는 휘핑크림(bita śmietana, 비타 시미에타나)를 얹은 디저트.

정확한 가격은 생각이 안 나지만 10~12zł(3500~4200원)정도로 추정.


한국에서 저 정도 나오려면 한 8천 원은 받으려나?

예전에 어떤 카페에서 저기 나온 베리들의 반 정도를 토닉워터와 섞고 레몬을 넣은 에이드를 6천 원인가 7천 원인가를 주고 마신 기억이 난다.

옆 테이블 사람이 마시는게 예뻐서 따라서 주문했다가 가격 폭탄;

물론 폴란드는 교외의 숲이나 들에서 베리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과일 가격도 안 비싸니까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폴란드에서 제일 그리운 샤를로트카(szarlotka 혹은 jabłecznik, 야브웨츠닉이라고도 한다.)

저 디저트의 정식명칭(?)은 샤를로트카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휘핑크림

(szarlotka z lodami i bitą śmietaną, 샤를로트카 즈 로다미 이 비통 시미에타농.)

샤를로트카는 원래는 프랑스에서 유래된 케이크라는데, 

나는 디저트 입문을 폴란드에서 시작했으므로 자세한 것은 잘 모름.


이 메뉴를 주문하면, 따뜻하게 데워진 샤를로트카에 휘핑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준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단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반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폴란드에서 찐 살의 6할이 샤를로트카 일지도.


역시 유제품이 발달한 나라라서 그런지 휘핑크림이 소름끼치게(!) 맛있다.

한국에서 휘핑크림에 설탕을 너무 많이 넣어서 엄청 단데,

이곳 저곳에 한국보다 설탕을 더 많이 넣기로 유명한 폴란드인데 

이례적으로 휘핑크림에는 설탕을 적게 넣는다.

크림을 한입 먹는 순간, 우유가 농축된 크림 맛이 은은하게 퍼진다... 정말 맛있다... 

원래 나는 카페에 가면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만 시키는데, 

폴란드에서는 저 비타 시미에타나가 먹고 싶어서 자주 다른 음료를 시키곤 했다.



포즈난에 1 년간 살면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포즈난에 있는 웬만한 알려진 카페들은 다 가본 것 같다.

여러 카페에서 샤를로트카를 실험해 봤으나 이곳에 대적할 가게를 찾지 못하였다.

한마디로 'najlepsza szarlotka w Poznaniu!(포즈난에서 가장 맛있는 샤를로트카!)'


포즈난에 간다면 꼭! 가봐야하는 장소로 꼽는다. 포즈난에 돌아가고 싶은 큰 이유중에 하나도 이 카페.


위치는 ul. Wielka 21/Woźna 9, 주소와 출입구가 두 개이다. 

나는 항상 ul. Wielka를 통해 들어갔다. 가게가 건물 속에 숨어있는데, 주변의 건물들도 예쁘다.

갈 때마다 "다음에 꼭 사진 찍어야지~"해놓고 결국 안 찍고 한국에 왔다.


그럼, "Smacznego!(스마츠네고, 맛있게 드세요!)"



카페 고웽브닉(Kawiarnia Gołębnik) 홈페이지: http://www.cafegolebnik.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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