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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 - 1

旅/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2012) 2013. 9. 9. 01:44


폴란드에서 쓰던 내 캐논 카메라가 고장이 났다.

동네에 있는 카메라 수리점에서 고치기를 실패하고 바르샤바에 있는 캐논 대리점에서도 고치기를 실패했다.

2달에 걸친 수리가 실패. 차라리 처음부터 못 고친다는 것을 알았다면 새 카메라를 샀을텐데.


결국에 수리를 포기하고 새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배송이 하도 느려서 계속 아르메니아에 가는 비행기표 사기를 미루다가 

비행기표 가격이 210유로까지 치솟았다. 처음에 130유로 정도였는데(!) 

카메라가 배송된 날, 바르샤바-예레반 비행기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입했다.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행 비행기를 타는 날, 학교에서 처리할 일 & 여행 짐 싸기 일이 겹쳐서 기숙사에서 조금 늦게 나섰다. 

비행기를 놓치지 않게 타기 위해서 내가 타야하는 마지막 기차는 바로 Inter City. 

(포즈난에서 바르샤바 가기 http://babushka.tistory.com/5)

학생 할인을 받아서 70즈워티정도 지불했던 것 같다. TLK를 타고 싶었는데... 이건 다 내 잘못이야... 


비싼 기차라서 그런지 주변의 사람들 모두 다 정장을 입고있고 나이대가 높았다.

나는 정말 바쁜데! 최대한 빨리 바르샤바에 가야하는데! 기차 30분 연착^_^!

하지만 아무도 불평, 불만따윈 없고 그냥 기다린다. 왜냐하면 연착은 폴란드에서 일상적인 일이니까.

 

다행이도 바르샤바의 쇼팽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보딩패스도 발급받고 짐도 부쳤다.

나의 32만원짜리 티켓이여...(게다가 편도임...)


예레반행 비행기 탑승 기다리는 중.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아르메니아인들 이었는데 

웬 동양인 여자애가 하나 생뚱맞게 있으니까 진짜 사람들이 "쟨 뭐지? 잘못 온 거 아니야?" 하는 표정으로 쉬지도 않고 쳐다봤다.


드디어 예레반행 비행기에 탑승! 


좌석을 잘못 지정한 폴란드인 임산부 커플의 부탁으로 자리를 바꿔주고 다른 자리에 앉았는데 

내 옆에 러시아 까사에서 "노 잉글리씨! 니엣!" 하고 외칠 것 같은 무서운 아줌마가 앉았다. 


3시간의 짧은 비행이긴 하지만 나눠준 카납카(샌드위치)와 바토닉(초콜릿 바). 

도착해서 배고플 때 먹으려고 승무원 언니한테 하나 더 달라고 했는데 앞에 다른 사람들이 다 챙겨가서 없다고 미안하다했다.


그리고 2주 간 나를 덜 걱정하게 만들어준 론리플래닛: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편.

론리플래닛이 카프카스 3국 편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훠어어어얼씬 낫다.


샌드위치를 다 먹자 소등. 10시에 출발해서 1시(아르메니아 현지시간은 3시)에 도착하는 야간비행이기 때문에 소등.


도착! 관광객들 보다는 아르메니아 국민, 교포들이 많이 와서 Welcome Home이라고 써놓았나보다. 


아라라트산을 모티브로 한 아르메니아의 입국도장. 

현재 터키의 영토인 아라라트산에 대한 아르메니아인들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것들 중 하나.


몇 번의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거창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 지역과 관련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이 그 지역을 제대로 느끼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슬로바키아에 가기 전에는 호스텔(;), 체코에 가기 전에는 프라하의 봄, 파리에 가기 전에는 Midnight in Paris.


아르메니아에 가기 전에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하다가 

인터넷에서 아르메니아 여행(Le voyage en Arménie)라는 2006년에 제작된 프랑스 영화를 구할 수 있었다.

프랑스가 터키-아르메니아 사이의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을 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도 바로 터키의 심기를 건드리는 영화.


내가 구한 영화 파일은 프랑스어와 아르메니아어로 되어있고 자막이 러시아어라 그 당시의 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냥 그림만 봤는데, 영화에서 아르메니아 곳곳을 보여주어 아르메니아 여행가기 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 할아버지가 아라랏 산을 보면서 딸에게 무엇을 계속해서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


이 여행기를 쓰면서 오랜만에 그 영화를 다시 보았다. 당시에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어쨌든 한 학기 동안의 스파르타 러시아어 학습 덕분에 드디어 자막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의 대사가 이렇다.



"어떤 사람이 꿈이 없겠니? 꿈이 없다면 그게 사람이니? 내 꿈은 여기,  바로 이 산이야. 

언젠가 여기서, 터키가 우리에게 이 산을 돌려주는 것을 볼 수 있을거야. 

아라랏산을 돌려주는 것, 그 이외에 그들이 더이상 해야할 것은 없어. 

그들에게 이 산은 필요가 없어. 그곳에는 금도, 철도, 아무것도 없어. 심지어 염소들을 위한 풀조차 자라지 않지. 

너는 터키인들, 그들이 한 행동을 보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아니, 그렇지 않아. 

터키인들은 언젠가 이해할거야, 그들이 우리에게 아라랏산을 돌려줄 때, 그들에게 더 나은 일이 생길거야. 

안나, 이 산이 다시 우리의 것이 되는 바로 그 날, 난 산에 올라서 돌 위에 앉을거야.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 담배를 태울거야. 내 말 이해하지, 그렇지?"



이 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라라트산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소로 여긴다. 

하지만 현재 아라라트산은 터키의 영토이기 때문에 아르메니아인들은 아라라트산에 자유롭게 갈 수 없고 

과거 아르메니아 대학살 문제나 아라라트산 영토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들 때문에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관계는 매우 좋지않고이 두 나라의 관계 또한 터키와 아르메니아 국경은 닫혀있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면 그림으로나 사진으로나 실제로나, 진짜 아라라트산이 정말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르메니아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이 비자는 아르메니아 외교부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비자 사이트(http://www.mfa.am/eVisa/)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준비물: 신용카드, 여권 스캔본, 증명사진 스캔본.


주의할 점은 결제를 할 때 사이트에 오류가 굉장히 많이 나기 때문에 인내심을 필요로 하고 

나의 경우처럼 신청을 해도 이메일이 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럴 때를 대비해서 

발급 중에 나오는 Reference Number을 꼭 미리 기입해두어야 한다.

1년 전 일이라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발급기간은 1주일 미만. 


10달러로 21일간의 비자를 얻을 수 있다. 40달러를 지불하면 120일 비자를 얻을 수 있는데, 

아르메니아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120일 동안이나 있을만한 가치는... 음 잘 모르겠다.


카트를 빌리려면 돈을 내야한다. 카트 안 빌려! 흥!


새벽 3시에 공항에 도착한 나는 날이 밝아 대중교통이 다닐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당시 사용하던 비루한 배터리의 아이폰3는 벌써 배터리를 다한 상태였기 때문에 배터리를 충전해야만 했다.


공항에 위치한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배터리 충전을 부탁하면서 친해진 인터넷 카페 직원인 아르메니아 소녀 아나힛.

태어나서 처음 본 동양인이 나라는 아나힛은 아르메니아의 명문대학교 예레반 국립 대학교 학생이었다.

아르메니아 삶이 너무 힘들다며 돈을 벌기 위해서 새벽까지 잠도 못 자면서 인터넷 카페에서 일 하느라 괴롭다고 했다. 


결국에 소파에서 잠이 들어버린 아나힛.

원래 처음에 충전을 부탁했을 때는 돈을 내야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돈도 안 받고 커피까지 공짜로 줬다. 착한 아나힛.

진짜 고마웠는데 연락처라도 물어볼걸 그랬다. 괜히 아쉽다.


예쁜 예레반의 즈바르트노츠(Zvartnots) 공항. 바르샤바 쇼팽공항보다 예쁘다.


공항에서 나와서 멀리 보니 오메... 이게 뭐야... 저 멀리 웬 고대도시가 펼쳐져있다.


아르메니아의 공항 리무진(;)

시내에 가는 차를 타기 위해서 아나힛이 가르쳐준 곳으로 갔는데 완전 당황했다. 태어나서 처음 타 본 마르슈르트카.


마르슈르트카의 내부 모습. 

그 당시에 완전 충격 받아서 마르슈르트카의 내부 사진을 탈 때마다 찍었는데 조지아에 갈 때 쯤 익숙해졌다.


108번을 타고 시내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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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 - 프롤로그

旅/카프카스에서 유럽까지(2012) 2013. 9. 9. 01:19


폴란드에서의 5개월이 지나고 한 학기가 끝났다. 7월 초에서 9월 말까지, 약 3개월의 아주 긴 방학, 하지만 할 일이 없는 나.

여행은 가야겠는데 가고싶은 유럽의 나라가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땐? 유럽 밖으로 나가야지!



그래서 유럽 밖으로 나갔다.


 7월 13일부터 8월 21일까지, 40일간의 아르메니아-조지아(그루지야)-터키-불가리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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