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
데日리 2013. 5. 9. 21:15일기장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2년 전 4월에 남긴 4월에 관한 폴란드어 속담.
"Kwiecień plecień, bo przeplata - trochę zimy, trochę lata."
따뜻한 햇빛이 났다가도 곧 춥고 흐려지는 여름같기도 하면서 겨울같기도 한, 얄궂은 4월의 폴란드 날씨를 나타내는 속담.
폴란드에 있을 때에는 '정말 이 나라에 봄이 오기는 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폴란드에 봄 대신 여름이 왔다.
이런 똑같은 생각을 2013년 4월, 서울에서 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봄날씨가 이상하다. 정말 봄날다운 봄날이 별로 없다.
오늘 러시아어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지문에 이런 문장이 나왔다
"Петербург-это город дождей и туманов.(뻬쩨르부르크는 비와 안개의 도시이다.)"
우연찮게도 그 순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
폴란드 거주 시절, 비가 오는 날이면 거리에 우산을 쓴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나도 모르게 괜히 멋쩍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우산을 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비가 왔다. 우산이 없었다. 그래서 우산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우산을 쓰지 않아도 상관 없었다.
폴란드 덕분에 비를 맞는 것에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