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ak paneer'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5.21 팔락 파니르 만들기 6

팔락 파니르 만들기

식도락일기 2013. 5. 21. 22:43

초등학생 시절 가던 수련회는 즐겁지만 짜증나는 행사였다.

왜냐하면 노란 카레가 나오기때문!!!


나는 노란 카레를 정말 싫어한다. 색깔도 싫고 맛도 싫고 그냥 다 싫다.

카레가 급식에 나오는 순간 반찬은 김치 하나. 카레를 받지 않으면 김치와 밥만 먹어야한다.

가끔은 카레를 받지 않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선생님도 계셨다. 

그럴 때면 정말 카레 맛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숨을 참고 밥을 먹는 등, 

어떻게든 카레를 최소한으로 느끼기 위해서 노력을 하곤 했다.


어렸을 때 카레를 너무 싫어했던 기억때문인지 커서도 카레는 기피대상 1호였다.



몇 년 전인가, 한창 한국에서 인도 커리가 유행을 하면서 곳곳에 인도 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 친구가 요새 인도 커리가 유행한다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다.

카레를 싫어하는 나에게 카레를 돈 주고 사먹는 것은 돈주고 고문을 받는 것. 그래서 난 카레를 싫어한다고 거절을 했다. 

친구는 이건 카레가 아니라 커리라며 본질은 같지만 태생이 다르다며 나를 거듭해서 설득했다.


그래서 한번 시도나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따라간 인도 음식점.

탄두리 치킨을 한 마리를 시키고 커리를 하나 시키기로 결정했는데 도통 어떤 커리를 시켜야할지 정하지를 못했다. 


이 친구를 만날 때는 항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이 많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지 못할 바에야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선택하자.'


우리 둘은 결정을 못내리는 순간에는 항상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이상한 것'을 선택하곤 했다.

어짜피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 인상에라도 깊게 심어놓자!라는 취지; 


그래서 시킨 커리가 식욕을 떨어트리는 어두운 초록색 시금치 커리, 팔락 파니르.

팔락은 인도어로 시금치, 파니르는 인도어로 치즈. 시금치 치즈 커리!

팔락 파니르는 생김새와는 달리 맛이 아주 좋았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 순간.



그리고 오랜만에 갑자기 팔락 파니르가 먹고 싶어져 만들어본 팔락 파니르.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준: 4인분

준비물: 시금치 1단, 보통 크기 양파 2개, 인델리 파니르 가루 1봉, 코티지 치즈(꼭 없어도 되는데 있으면 더 맛있음.)


가장 중요한 파니르 가루. 이 가루가 팔락 파니르의 80%다.

작은 슈퍼에는 자주 팔지 않고 대형 할인매장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시금치를 삶는다.

시금치 삶는 동안에는 양파를 까서 깍둑썰기를 한다.


삶아진 시금치와 깍둑썰기를 한 양파를 볶는다.


볶은 시금치와 양파를 간다.


물을 붓고 파니르 가루를 넣는다.

물은 얼마나 넣는지 생각이 안 난다. 파니르 가루 사면 뒤에 얼마 넣는지 써있음.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면 완성!

코티지 치즈가 있다면! 코티지 치즈를 넣으면 더 맛있지만! 나는 없어서 패스했음.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엄마는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드시지 않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