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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1 Tęsknota

Tęsknota

데日리 2013. 5. 11. 18:46



(빨리 돌아와! 폴란드 전체가 널 그리워해!

적어도 폴란드는 안전해. - 미친 북쪽사람들은 너를 공격하지 않을거야!)



테바...를 보고 주춤했으나 '아이고'를 보고나서야 이해했다.


대박! 아이고! 안녕! 죽! 김치!의 에밀리아 해석.

대박인 일도 많았고 아이고 할만한 일도 많았고 죽도 자주 끓여먹었고 김치는 보물처럼 아끼면서 먹었으니까!


어느 날부턴가 '체시치(cześć)'가 아닌 '녕'으로 인사하기 시작했고 무언가 일어나면 항상 '대박!'을 외쳤지.

고작 4개월 같이 살았는데 가족인 것처럼 없으니까 허전하다.



아침에는 수업 가라고 나 두들겨 깨우면서 Miss Li의 Good Morning과 함께 갓내린 커피를 내 앞에 들이밀며 "Kawa na pobudkę!"을 외치고

밤에는 에밀리아의 자전거 뒤에 타서 20분을 달려 테스코에 가고

같이 콩나물도 키워먹고

내가 샀건 네가 샀건 과일은 항상 반띵

항상 같이 시작했던 다이어트는 실패

항상 새로 시도했던 여러 국가의 레시피가 섞인 저녁은 역시나 실패

몰도바 비자 면제 기간(아마도 10월 두 번째 주)에 맞춰서 학교를 빼먹고 우크라이나 일주+몰도바 와인기행을 야심차게 계획했으나 이것도 실패

같이 기차타고 버스타고 미니버스타고 3km를 걸어서 세상의 끝같은 에밀리아네 할머니 댁 Barciszewo에도 가고

자기 고향집 Świdnica에 자주 안 놀러 온다며 섭섭해하고

내 전기장판 고장 내놓고 미안하다고 한마디도 안 하고(!!!!!!!!!!)

나만큼이나 방정리를 안 해서 우리방은 항상 고물상 같고

옛날 폴란드 만화영화 노래 틀어놓고 나보고 따라부르라고 한 다음에 매일 비디오 찍고

내가 학기초에 술에 취해 들어와서 정신없이 자면 내가 자는 모습 찍어놨다가 아침에 보여주고-_-

거의 매일매일 만나고 보고 이야기하는데도 어쩜 이렇게 할 말이 많았는지

누구라도 한명 방을 비우면 항상 서로 "Wracaj do Poznania szybko!(포즈난에 빨리 돌아와!)" 메세지 보내고

어깨 아프다고 하면 자기 고향에 안마 잘하는 몽골인이 있다며 나에게 자기 고향가자고 보채고

출국하는 날 배웅해 준다며 고향에서 바르샤바까지 와서 짐 싸는 거, 짐 들고가는 거, 공항에서 또다시 짐 싸는 거 다 도와주고

하지만 끝나는 날까지 나에게 숙제를 부탁하면서 화장도 안 한 내 동영상을 찍어가던 밉기도 하면서 정말 사랑하는 에밀리아.



내가 세상에서 만난 폴란드인 중에서 가장 nietypowa polka, 가장 폴란드인답지 않은 폴란드인이었던

다른 친구들 만나도 항상 하는 얘기가 '어제 에밀리아랑...'으로 시작하게 만들었던

처음으로 '이런 친구가 przyjaciółka구나.' 싶었던 에밀리아.



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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