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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7.24 Sarışın 4

해서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데日리 2013. 9. 15. 00:30


나는 궁금한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은 웬만하면 다 해보는 편이다.

뭔가 뻔히 안 될 것 같은 일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어서, 나를 너무 지나치게 신뢰해서(?) 여태까지 몇 번 사고도 쳤다.


방학 때 금발로 염색을 하기 위해서 탈색을 두 번 한 뒤에 다양한 금발 색깔들을 실험(?)해왔는데

생각보다 금발이 나에게 잘 어울려서 질릴 때까지 금발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애쉬블론드, 회색빛 금발로 염색을 하고 그 다음에는 연보랏빛 색이 도는 블론드(하지만 애쉬블론드와 크게 차이는 없음)

그리고 항상 가지고 싶었던 해리포터 론의 머리 색, 진짜 예쁜 코퍼색, 구리색 머리를 시도했다.


참 좋은 마지렐 염색약과 탈색 덕분에 여태껏 색깔이 정말 잘 나왔는데 2주만 지나면 머리색이 빠져서 자주 염색을 해야만 한다.



또 다시 돌아온 염색의 시간.


저번에 했던 연보랏빛 색이 돌지만 애쉬블론드와 크게 차이가 없는 그 금발색이 여태까지 했던 머리색깔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서

그 염색약을 다시 구입했다.

염색약과 산화제를 섞으면서 갑자기 눈 앞에 탈색약이 보였다.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염색약과 탈색약을 섞어서 염색을 하면 염색과 탈색이 동시에 되어서 색깔이 더 예쁘게 되지 않을까? 

마치 샴푸 린스 올인원처럼?"


생각을 하면 실행에 옮겨야지!


섞었다.


음 색깔이 좀 이상한데? 저번에는 좀 더 진한 보라색 염색약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왜 연보라색이지?


그리고 패망. 탈색을 한 번 더 한 효과가 나타났다. 오 신이시여... 지쟈스...

내일 학교 가야하는데 도저히 난 이 머리를 하고 밖에 나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죄송한데요... 염색 한 번만 더 해주세요..."

(예전에는 염색을 미용실에서 했는데 엄마한테 염색 받아본 이후로 미용실 끊었다. 

우리엄마가 서대문구에서 염색 제일 잘 하심. 미용사들마저 염색 잘 됐다고 칭찬해주는 우리엄마의 염색 실력!!!)

"싫어."


엄마는 싫은 건 절대 안 해주신다. 하지만 이 머리로 밖에 나갈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 손으로 염색했다.

저 염색약을 사면서 같이 구매한 회색빛 밝은 갈색이라는 이름의 염색약.

다행이도 내가 한 것 치고 염색은 잘 됐는데... 너무 회색빛이 잘 먹어서 할머니같다... 



블로그 이름을 나 스스로 실천하고있다... 할머니... 서대문구의 할머니...


이름과 관계된 별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별명이 없는 나에게 내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 있다. 


'19세기 미국 할머니'


꽃무늬와 빈티지를 너무 좋아하는 내 모습이 마치 19세기 미국 할머니같은 모습 같단다. 

하지만 19세기 미국 할머니는 기니까 짧게 줄여서 나를 할머니라고 부르는 내친구. 

그래서 블로그 이름도 할머니(Бабушка, 바부슈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라는 뜻임).



그나저나 네이버에 '탈색약 염색약이랑 섞어서'라고 치니까 곧바로 결과가 나오네^^

"하지마세요." 너무 단호해서 단호박인 줄 알았다.



결론: 검색을 생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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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rışın

데日리 2013. 7. 24. 04:16

 

라인에서 나랑 진짜 닮은 스티커 발견하고 깜짝!

 

 

얼마전에 탈색 두 번과 염색 한 번을 통해 꿈에 그리던 금발머리로 거듭났다. 그리고 나의 삶이 조금 바뀌었다.

 

1. 엄청난 눈길 흡수.


마치 폴란드에 있는 기분이다. 단지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동양인으로 바뀌었다는 것만 달라짐.

특히 동네 할아주머니의 경멸(?;)스러운 눈빛은 이제 익숙해질 정도.

눈빛에서 쯧쯧 혀차는 소리와 목소리가 들림. "내 딸 아닌게 다행이네 어휴."

 

2. 영어로 말 걸리기.

 

예전에 일본인 친구가 그랬다. "아루슈카쨩은 나보다 더 일본인같이 생긴 것 같아~"

그리고 거기에 덧붙인 말

: "근데 일본여자보다 한국여자들이 더 미인인 것 같지 않아?" <- 내가 미인 아니라고 고도로 조롱하는 건가...?

 

2년 전, 일본인 친구와 함께 부산 여행을 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항상 내가 아닌 내 친구에게 가서 길을 물었다.

내친구가 아니라 내가 바로 한국인인데! 내 친구는 안녕하세요 톡봌키 마시쏘요~밖에 못하는데!

 

명동의 모든 곳에서 나는 항상 '손님'이기보다는 '오캬쿠상'이었고


예전에 광화문에서 뛰어가다 넘어졌을 때는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글로벌 의경이 나의 손을 잡아주며

"다이죠부데스까?"도 했었고(나도 창피해서 일본어로 대답했다.)


어학당을 다니던 외국인 친구의 일본인 어학당 반친구와 술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날, 

다른 친구들과 미리 짜고 나를 일본인이라고 속이고 

그 일본인 친구에게"하지메마시떼."로 말을 트고 10분동안 자연스레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가 내 일본어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근데 어디 출신이에요?" 묻길래

"서울이요. 캉꼬꾸진데스."하기 전까지 날 일본인으로 알고있을 정도로 일본인 취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요새는 너무 노랗고 밝은 머리 때문인지 일본어보다는 정말 자주 영어로 말을 걸리고

지하철타면 외국인들이 되게 동지애를 느끼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특히 중앙아시아 분들이 제일 많이 쳐다보심.

예전에 모스크바에서 디마가

"혹시라도 경찰들이 너에게 여권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면 순순히 보여줘.

왜냐하면 모스크바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너랑 비슷하게 생겼거든." 이라고 했던 것도 생각나고

폴란드 기숙사에서 애들이 돌아가면서 나에게

"카자흐스탄 사람이니?" "키르기즈스탄 사람이니?" "몽골사람이니?" "넌 도대체 어느나라 사람이야?"

라고 질문을 쉴새없이 해대던 것도 생각난다.)

 

저번에 혼자 순대국이 먹고싶어 광화문에서 혼자 순대국을 먹으러 갔는데 

그날따라 하얀 원피스를 입고있어서 옷에 튈까봐"아주머니 앞치마 좀 주세요." 했더니 

아주머니께 "아이고 외국아가씨가 한국어를 참 잘하네~" 라는 칭찬도 받고

 

길거리에서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는데 한국어를 했더니 아주머니가 "어머!" 하면서 놀라기까지 했다ㅠㅠ

친구의 확인 사살 "외국인인줄 알았는데 한국어 하니까 신기하죠?"

 


얼마전 색깔에 대한 단어들을 배운 터키어 수업에서의 대화.

 

Hocam: Sıra kimde?

선생님: 누구 차례야?
Öğrenciler: ...

학생들: ...(수업시간에는 모두가 터키어로만 말해야해서 조용함.)

Hocam: Kimde?

선생님: 누구?

Öğrenci1: Sarışında.

학생1: 금발차례요.

Ben: Bende...

나: 저요...(딴짓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내 차례인줄도 모름.)

 

내 이름을 못 외운 어떤 학생이 내 차례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금발차례요." 라고 했던 것!

이거 듣고 웃기기도 하고 한번 더 '아... 나 금발이지.'를 깨달았다.

 

염색한지 3주정도 지나면서 이제는 검은머리가 스물스물 많이 올라오면서 점점 검은 뚜껑이 생겨나고 있는 중인데 

다시 어두운 색으로 염색하기 전까지 금발놀이 재밌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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