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일기'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3.06.01 이태원 살람 베이커리 바클라바 7
  2. 2013.05.21 팔락 파니르 만들기 6
  3. 2013.05.20 상수 22서더맘(22Södermalm)
  4. 2013.05.18 신촌 카리부 커피(Caribou Coffee)의 디카페인 커피 2
  5. 2013.05.12 바르샤바 또안 포(Toan Pho) 2
  6. 2013.05.09 포즈난 카페 고웽브닉(Kawiarnia Gołębnik) 4
  7. 2013.05.02 모스크바 쪠례목(Теремок) 4

이태원 살람 베이커리 바클라바

식도락일기 2013. 6. 1. 21:07



이태원의 살람 베이커리에서 산 터키의 디저트 baklava, 바클라바.

살람 베이커리는 이태원 소방서 바로 옆 골목으로 쭉 올라가다보면 우측에 위치해 있다.

이태원 이슬람 사원 가는 길로 더 올라가다 보면 살람 베이커리 2호점이 있기는 한데,

어짜피 한 곳에서 생산해서 두곳에 나눠 파는 것 같으니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


가격은 100그람에 3천 원 정도 하는데 100그람 정도면 바클라바 2.5~3조각. 

예전에는 2천 원, 3천 원 작은 단위로도 팔더니 이제는 최소 5천 원 이상을 사야 한다고 하였다.

단 음식을 싫어하는 우리집 가족들이 바클라바를 몇조각이나 먹을리는 만무하고, 

나도 한국와서 음식조절을 하느라 단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서 그정도는 사기 싫었다. 

결국 친구랑 5천 원 어치를 나눠 사기로하고 아저씨께 나눠서 담아달라고 했는데 그것조차 거부하셨다. 

좀 그렇더라. 결국 해주시긴 했지만 해주시려면 그냥 처음부터 기분좋게 해주시지.


맛은 뭐... 현지에 비할 바는 당연히 못되고 그래도 먹을만 하다. 조금 많이 눅눅하다. 

그래도 한국에서 바클라바 파는 곳이 여기밖에 없으니 뭐...


터키에 있을 때 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 맛을 거부하지 못해서 매일 매일 사먹었다.

그 결과, 20일 간의 터키 여행 후에는 엄청난 체중이 증가해 있었다...


터키에서 정말 좋아했던 디저트 세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Kazandibi(카잔디비, 쫀득거리는 쌀푸딩), Sütlaç(쉬틀라치, 말랑말랑한 쌀 푸딩) 그리고 이 바클라바.


수틀라치는 이태원의 터키 음식점에서 사먹을 수 있고 바클라바는 이 살람 베이커리에서 사먹을 수 있지만!

서울에서 카잔디비를 파는 곳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카잔디비가 정말 너~무나 먹고 싶어서 혼자 쌀가루에 우유 왕창 설탕 왕창 부어서 계속 저으면서 만드는 기염까지 토했지만!


"이것은 인간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다음에 터키 친구가 자기가 가서 요리사분께 부탁해보겠다고 했는데, 과연.


터키 가고 싶다. 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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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파니르 만들기

식도락일기 2013. 5. 21. 22:43

초등학생 시절 가던 수련회는 즐겁지만 짜증나는 행사였다.

왜냐하면 노란 카레가 나오기때문!!!


나는 노란 카레를 정말 싫어한다. 색깔도 싫고 맛도 싫고 그냥 다 싫다.

카레가 급식에 나오는 순간 반찬은 김치 하나. 카레를 받지 않으면 김치와 밥만 먹어야한다.

가끔은 카레를 받지 않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선생님도 계셨다. 

그럴 때면 정말 카레 맛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숨을 참고 밥을 먹는 등, 

어떻게든 카레를 최소한으로 느끼기 위해서 노력을 하곤 했다.


어렸을 때 카레를 너무 싫어했던 기억때문인지 커서도 카레는 기피대상 1호였다.



몇 년 전인가, 한창 한국에서 인도 커리가 유행을 하면서 곳곳에 인도 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 친구가 요새 인도 커리가 유행한다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다.

카레를 싫어하는 나에게 카레를 돈 주고 사먹는 것은 돈주고 고문을 받는 것. 그래서 난 카레를 싫어한다고 거절을 했다. 

친구는 이건 카레가 아니라 커리라며 본질은 같지만 태생이 다르다며 나를 거듭해서 설득했다.


그래서 한번 시도나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따라간 인도 음식점.

탄두리 치킨을 한 마리를 시키고 커리를 하나 시키기로 결정했는데 도통 어떤 커리를 시켜야할지 정하지를 못했다. 


이 친구를 만날 때는 항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이 많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지 못할 바에야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선택하자.'


우리 둘은 결정을 못내리는 순간에는 항상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이상한 것'을 선택하곤 했다.

어짜피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 인상에라도 깊게 심어놓자!라는 취지; 


그래서 시킨 커리가 식욕을 떨어트리는 어두운 초록색 시금치 커리, 팔락 파니르.

팔락은 인도어로 시금치, 파니르는 인도어로 치즈. 시금치 치즈 커리!

팔락 파니르는 생김새와는 달리 맛이 아주 좋았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이론이 성립하지 않는 순간.



그리고 오랜만에 갑자기 팔락 파니르가 먹고 싶어져 만들어본 팔락 파니르.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기준: 4인분

준비물: 시금치 1단, 보통 크기 양파 2개, 인델리 파니르 가루 1봉, 코티지 치즈(꼭 없어도 되는데 있으면 더 맛있음.)


가장 중요한 파니르 가루. 이 가루가 팔락 파니르의 80%다.

작은 슈퍼에는 자주 팔지 않고 대형 할인매장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시금치를 삶는다.

시금치 삶는 동안에는 양파를 까서 깍둑썰기를 한다.


삶아진 시금치와 깍둑썰기를 한 양파를 볶는다.


볶은 시금치와 양파를 간다.


물을 붓고 파니르 가루를 넣는다.

물은 얼마나 넣는지 생각이 안 난다. 파니르 가루 사면 뒤에 얼마 넣는지 써있음.


걸쭉해질 때까지 끓이면 완성!

코티지 치즈가 있다면! 코티지 치즈를 넣으면 더 맛있지만! 나는 없어서 패스했음.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엄마는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드시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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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22서더맘(22Södermalm)

식도락일기 2013. 5. 20. 01:27


스웨덴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서 스웨디쉬 데이, Svensk dag!을 보내기로 했다.

일정은 스웨덴 음식점에 갔다가 스톡홀름 카페에 가기.


홍대에는 22서더맘(22Södermalm)이라는 스웨덴 음식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사실은 스웨덴에서 Södermalm을 [쇠데말름]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이 가게의 이름은 서더맘으로 등록되어 있으니까 서더맘이라고 하겠음.  


위치는 홍대와 합정보다 상수에 가깝다.


깔끔한 외관.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이렇게 베란다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4월에 갔었는데 날씨가 조금 쌀쌀해서 그런지 아직 비닐 커튼을 걷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고 햇살이 비치니까 바깥자리에 앉기!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가면 브런치 메뉴가 있어서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이 가게에 간 이유는 친구와 스웨덴스러운 날을 보내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바로 이것,

Somersby(소머스비)!


폴란드에 살 때는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매일 술을 마셨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술 없이는 못 살아서라기 보다는,

매일매일 친구들을 만나서 놀다보니 하루에 맥주 한 두 캔을 마시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맥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매일매일 맥주를 마시다보면 가끔은 그 맛이 물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과일 맥주를 사서 마시곤 했는데,

자주 마시던 맥주는 라즈베리 맥주(piwo malinowe)와 생강 맥주(piwo imbirowe)

그리고 사과 맥주(piwo jabłkowe)라고 불리는 소머스비.


사실 소머스비는 덴마크에서 온, 맥주가 아니라 사이더. 

우리나라에서 사이더는 칠성사이다같은 알콜이 들어가지 않은 탄산음료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외국에서는 사이더는 사과를 발효시켜서 만든 낮은 도수의 사과발효주를 나타내는 말이다.


탄산이 들어간 사과주스에 알콜이 들어간 맛.

가격은 몹시 비쌈. 몹시 비싸! 330ml에 7천5백원. 

폴란드에서도 다른 맥주에 비해서 항상 2즈워티(700원) 정도씩 비쌌지만, 그래도!


여기는 한국 속의 작은 스웨덴인가..........


결국에는 한 병밖에 마실 수 없었다.
친구에게 듣기로는 홈플러스에 가면 소머스비를 살 수가 있다고 했다.
그나저나 한국에서는 참 맛있는 사과주스를 찾는 것이 힘들다. 사과주스는 다 '아침에 사과' 같은 애들밖에 없고...



브런치 메뉴 중에서 덴마크의 음식인 스카겐(skagen)


개인적으로 빵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흑빵은 참 좋아한다. 빵에서 나는 쉰내(;?)가 너무 좋음.

저런 흑빵은 한국에서는 찾기도 힘들 뿐더러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브런치 메뉴 중에서 스웨덴의 음식인 미트볼(meatballs, 스웨덴어로는 Köttbullar, 쇳불라르)

맛은 괜찮았음.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트볼 위의 브라운 소스(Brown sauce, 스웨덴어로는 brun sås, 브룬 소스)가 없었다.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미트볼의 꽃!!!!

미트볼에 브룬 소스를 묻혀서 링곤베리 잼(lingonberry jam, 스웨덴어로는 lingonsylt, 링온실트)과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스웨덴에 일주일간 있었을 때 나름대로 경비를 적지 않게 챙겨갔는데,스웨덴의 어마어마한 물가 앞에서는 맥을 못추었다.

루한 빵에 얇고 비루한 소세지를 얹은,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가장 싼 핫도그가 4천 원정도에 평범한 케밥이 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4천 원도 안 되는 가격에 배 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이케아(IKEA)! 스톡홀름에서는 심지어 중앙역 앞에서 출발하는 이케아 무료 셔틀버스도 있다. 

스웨덴에 있던 7박 8일 동안 이케아에 3번을 갔다. 이유는 밥 먹으러;


미트볼 8개짜리(10개, 12개, 14개 숫자 선택 가능.)에 매쉬 포테이토 듬뿍! 브라운 소스 듬뿍! 링곤베리 잼은 얼마 없네...?

어쨌든 이렇게 해서 19크로나밖에 하지 않았다. 19크로나는 우리나라 돈으로 3,100원 정도.

여기에 10크로나(1,700원 정도.)를 추가하면 무한 리필 음료 가능. 

그리고 저위의 초코렛 볼(Chocolate ball, 스웨덴어로는 Chokladboll, 호클라드볼)도 10크로나.


스웨덴에 방문하신다면 이케아에 밥 먹으러 꼭 꼭 꼭 가보시길!



어쨌든 이곳은 맛은 괜찮았지만 양에 비해서 가격대가 너무 높다는 생각을 했다. 


22서더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22sodermalm



그리고 친구와 찾아간 상수에 위치한 카페 스톡홀름



일요일은 가게 쉬는 날인가.......................?


결국 카페 스톡홀름은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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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카리부 커피(Caribou Coffee)의 디카페인 커피

식도락일기 2013. 5. 18. 23:57


한약을 먹게 되어서 카페인이 들어간 모든 음료를 끊게 되었다.

하루에 에스프레소를 적어도 세샷은 마시던 나에게 이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를 찾아다니기 시작.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스타벅스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봤는데 가는 스타벅스마다 없다는 것이다.

조그만 동네 스타벅스에 간 것도 아니고 신촌에 있는 큼직큼직한 스타벅스에 갔었는데도 없어!

그러다가 오랜만에 들어간 카리부 커피에서 디카페인 커피 발견.



2주만에 처음 마시는 커피라서 너무 신이 나서 항상 S사이즈 마시다가 오늘은 M사이즈로 주문.

아이스 아메리카노 M사이즈의 원래 가격은 4,500원이나, 디카페인이라서 500원이 추가되는지 5,000원 지불.

카리부 커피는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서 조금 비싼 편인데, 그만큼 양도 많이 주고 도장 쿠폰도 있다.


테이크 아웃 시에는 50% 할인도 해주고 테이크 아웃 도장도 찍어줘서(지금도 찍어주는지는 모르겠다. 2년 전에는 찍어줬음.) 

나처럼 커피를 하도 자주 마셔서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참 좋다.


카리부 커피는 커피도 맛있고, 테이크 아웃 할인도 해주고, 라쎄 린드(Lasse Lindh)도 운 좋으면 마주칠 수 있었고,

귀여운 곰 의자도 있고, 텀블러도 예쁘고, 사람도 별로 없고(사람이 꽉 찬 적을 본 적이 없다.) 참 좋다.



근데 오늘 오랜만에 가보니까 곰 의자가 없더라. 어디에 놔뒀을까.


굳이 흠을 잡자면 화장실 좁은거, 와이 파이 느린거, 가격 비싼 거.


커피빈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기는 하는데, 전매장이 아닌 몇몇 매장에 한해서 판매한다고 한다.

하지만 커피빈은 아메리카노에서 탄 맛이 나서 개인적으로 별로고 카리부 커피의 커피가 훨씬 맛있다.

 


그리고 반전 소식: 한약을 먹을 때 커피를 금지하는 이유는 카페인이 아니라 철분 때문이란다...

결론: 커피를 마시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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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또안 포(Toan Pho)

식도락일기 2013. 5. 12. 23:08


바르샤바에 가면 해야할 것이 여러 가지 있.


구시가지 가보기.

문화과학궁전 가보기.

바르샤바 민중 봉기 박물관 가보기.

와지엔키 공원 가보기.

그외 등등.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이 쌀국수집, Pho Toan에 가는 것.

주소는 ul.Chmielna 5/7, Warszawa

 

 

폴란드,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르샤바에는 베트남인들이 정말 많다.

베트남계 폴란드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베트남 전쟁 당시 많은 베트남인들을 폴란드에서 난민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유럽에서 베트남 이민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폴란드이고, 

베트남인들의 네트워크도 잘 형성되어 있다고 하더라.
참고로 두 번째로 베트남 이민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프랑스.


베트남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베트남 음식점도 많다.

솔직히 바르샤바의 아무 베트남 음식점에나 가도 한국의 보통 베트남 음식점보다 10배는 맛있다!


Du-za Mi-ha(두자미하 ul.Widok 16, ul.Złota 3, ul.Jasna 24, Warszawa 세 개나 있는 줄은 몰랐네.)라는 곳도 

유명하고 맛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나는 여기가 더 좋다.

 


외관.


Pho bo, Zupa z wołowiny(주파 즈 보워비니, 해석하자면 쇠고기 국.) 옆에 칠리소스 진짜 맛있다!!!

 

난 좀 더 매운 국물이 좋아서 항상 고추를 더 달라고 한다. 

보통 폴란드인들은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해서 그런지 테이블에서 따로 제공하지는 않으나, 

주문 후에 음식을 받아올 때 "Poproszę chili(포프로쉥 칠리)" 라고 하면 주신다.

근데 고추가 정말로 매워서 조금만 넣어야함! 저렇게 많이 넣으면 나중에 콧물에서 홍수남.


가격도 15zł(즈워티), 5천 원 정도로 진짜 싸다. 한국에서 쌀국수 한번 먹으면 거의 만 원인데.

 

Nem이라는 이름의 Sajgonki(사이곤키), 튀긴 춘권 같은 것도 진짜 맛있다.

가격은 5개에 11zł, 4천 원 정도.

 

 

어쨌든 여기 때문에 바르샤바에 또 가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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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난 카페 고웽브닉(Kawiarnia Gołębnik)

식도락일기 2013. 5. 9. 02:39


포즈난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카페.

구시가지(stare miasto, 스타레 미아스토) 내의 중앙 광장(rynek 르넥) 근처에 있어서

아름다운 포즈난의 르넥을 산책하다 쉬고 싶어질 쯤이면 자주 갔던 카페.

위에 달아 놓은 모빌 장식들은 계절에 따라, 시기에 따라 바꾼다. 항상 예쁘다.


+)내가 유럽에서 제일 사랑하는 포즈난 광장.

  누가 뭐래도 나는 포즈난의 구시가지 광장(르넥)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르넥이라고 자부한다. 

  특히 저 시청(ratusz, 라투슈)과 옆의 레고같은 건물들. 어쩜 저렇게 알록달록 예쁘게 잘해놨을까!


카페 고웽브닉에는 디저트가 정말 다! 맛있다. 

이름이 생각 안 나는 과일 디저트(deser owocowy, 데세르 오보초비).

가장 밑에는 설탕에 걸쭉하게 졸인 블루베리(jagoda, 야고다)와 라즈베리(malina, 말리나)를 깔고

주변을 키위와 청포도로 장식한 후, 가운데에는 타르트를 얹은 다음 

그 위에는 휘핑크림(bita śmietana, 비타 시미에타나)를 얹은 디저트.

정확한 가격은 생각이 안 나지만 10~12zł(3500~4200원)정도로 추정.


한국에서 저 정도 나오려면 한 8천 원은 받으려나?

예전에 어떤 카페에서 저기 나온 베리들의 반 정도를 토닉워터와 섞고 레몬을 넣은 에이드를 6천 원인가 7천 원인가를 주고 마신 기억이 난다.

옆 테이블 사람이 마시는게 예뻐서 따라서 주문했다가 가격 폭탄;

물론 폴란드는 교외의 숲이나 들에서 베리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과일 가격도 안 비싸니까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폴란드에서 제일 그리운 샤를로트카(szarlotka 혹은 jabłecznik, 야브웨츠닉이라고도 한다.)

저 디저트의 정식명칭(?)은 샤를로트카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휘핑크림

(szarlotka z lodami i bitą śmietaną, 샤를로트카 즈 로다미 이 비통 시미에타농.)

샤를로트카는 원래는 프랑스에서 유래된 케이크라는데, 

나는 디저트 입문을 폴란드에서 시작했으므로 자세한 것은 잘 모름.


이 메뉴를 주문하면, 따뜻하게 데워진 샤를로트카에 휘핑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준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단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나도 반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폴란드에서 찐 살의 6할이 샤를로트카 일지도.


역시 유제품이 발달한 나라라서 그런지 휘핑크림이 소름끼치게(!) 맛있다.

한국에서 휘핑크림에 설탕을 너무 많이 넣어서 엄청 단데,

이곳 저곳에 한국보다 설탕을 더 많이 넣기로 유명한 폴란드인데 

이례적으로 휘핑크림에는 설탕을 적게 넣는다.

크림을 한입 먹는 순간, 우유가 농축된 크림 맛이 은은하게 퍼진다... 정말 맛있다... 

원래 나는 카페에 가면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만 시키는데, 

폴란드에서는 저 비타 시미에타나가 먹고 싶어서 자주 다른 음료를 시키곤 했다.



포즈난에 1 년간 살면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포즈난에 있는 웬만한 알려진 카페들은 다 가본 것 같다.

여러 카페에서 샤를로트카를 실험해 봤으나 이곳에 대적할 가게를 찾지 못하였다.

한마디로 'najlepsza szarlotka w Poznaniu!(포즈난에서 가장 맛있는 샤를로트카!)'


포즈난에 간다면 꼭! 가봐야하는 장소로 꼽는다. 포즈난에 돌아가고 싶은 큰 이유중에 하나도 이 카페.


위치는 ul. Wielka 21/Woźna 9, 주소와 출입구가 두 개이다. 

나는 항상 ul. Wielka를 통해 들어갔다. 가게가 건물 속에 숨어있는데, 주변의 건물들도 예쁘다.

갈 때마다 "다음에 꼭 사진 찍어야지~"해놓고 결국 안 찍고 한국에 왔다.


그럼, "Smacznego!(스마츠네고, 맛있게 드세요!)"



카페 고웽브닉(Kawiarnia Gołębnik) 홈페이지: http://www.cafegolebnik.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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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쪠례목(Теремок)

식도락일기 2013. 5. 2. 02:54


모스크바. 내가 최초로 혼자 떠난 해외 여행의 첫 도시. 


이전에도 몇차례 해외여행을 한 경험(아시아 내에서만)은 있었지만 항상 가족, 혹은 친구들을 동반한 여행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서, 

아시아 밖(모스크바는 유럽 러시아에 속하므로.)으로 떠난 여행지가 바로 러시아의 모스크바. 


모스크바를 떠나서 러시아는 여러 모로 악명이 높지 않은가? 영어는 당연히 통하지 않고, 

문자는 라틴 알파벳이 아닌 웬 이상한(?) 뒤집어진 끼릴 알파벳을 사용하고,

게다가 스킨헤드로 인한 엄청난 인종차별주의의 이미지를 가득 안고 있는 러시아.


무슨 용기(아마도 슬라브어 중 하나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끼릴 문자를 외웠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리 그 거의 100달러에 육박하는! 

값 비싼 비자를 받는 수고를 해가면서까지 나는 러시아에 갈 준비를 하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귀국 후 진지하게 러시아어를 배우게 된 계기가 이 여행에 있지 않을까 싶다.



2012년 2월, 폴란드로 1 년간 어학연수를 떠나는 8,000km의 길을 악명 높은 아에로플로트와 함께했다. 

인천을 떠나 모스크바의 셰르메찌보 공항에 도착한 나는 거의 40kg에 육박하는 1 년간 폴란드에서 쓸 짐더미들을 이고,

 바르샤바로 향하는 비행기로 환승하기 위해 분주한 같은 과 사람들을 뒤로한 채 입국심사대로 향했다. 


어찌저찌 뚜리스뜨 뚜리스뜨를 연발하며 입국 심사를 통과하고 나와서

벌떼처럼 달라붙는 딱시 아저씨들을 뿌리치는데 성공하고 아에로엑스프레스를 타고 

셰르메찌보 공항에서 모스크바 시내로 향했다. 

러시아 여행에 대해서 하나하나 작성하자면 너무 길고 장황해져서 서론은 이에서 그치겠다.


"모스크바에 가자!"


라는 생각만 있었을 뿐이지 가서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한 계획은 하나도 없었다.

내 손에 있는 것이라곤 '(예쁘고 그림이 많아서 산)러시아어 여행 회화'책,

오래된 'Eyewitness Travel Moscow'

(최신 모스크바 가이드 북을 찾는 데에 실패해서 그나마 헌책방에서 건진 이것도, 예쁜 그림이 많아서-_-산 책.)


무계획으로 붉은 광장만 뛰어다니던 모스크바에서의 두 번째 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가 간 날이 크렘린(크레믈) 휴관. 그래서 박물관 순회를 하고 나왔더니 밖이 깜깜해!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오친 끄라시바!한 붉은 광장의 야경으로부터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어서 

우두커니 서서 광장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떤 청년이 나에게 다가왔다.


"와톼쉬노~ 나마에와~ 레낟 테수~"

"왓?"

"안아줘~~~"

(안아달래서 안아줬다.)


알고보니 이 청년은 캐나다에서 1 년간 어학연수를 한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인 타타르인(본인이 자기는 러시아인이 아니라 타타르 인이라고 하였다.)

캐나다에서의 대학 진학을 위해 모스크바로 IELTS 시험을 보러 왔다고 하였다.

(위의 일본어와 한국어는 캐나다에서 만난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배운 것이라 하였다.)

 

모스크바의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 중에 처음으로 영어가 통하는 사람을 찾았다! 기쁘다! 

이 청년은 본인은 야간 기차를 타고 삐쩨르로 돌아가는데, 

그동안 나에게 붸뤼 뒌줘뤄스~!한 모스꼬우에서 애이쉬언 걸~이 혼자 다니면 안 된다며 동행을 자처하였다. 


하지만 이 청년의 홈그라운드는 삐쩨르. 여기는 모스크바. 

내가 여태까지 갖고 있던 얼굴을 찡그린 과묵하고 차가운 러시아인의 이미지와는 달리,

사교성과 밝음이 넘치는(이 청년에게서 노홍철을 느꼈다;) 이 청년은

지하철 안으로 우선 들어가 사람들에게 아르바트 거리를 가는 법을 물으며 우리는 울리짜 아르바뜨에 도착하였다.

(사실 나 혼자 갔으면 더 빨리 갈 수 있었을거야... 나보다 지하철 타는 법 모름..)


배가 고팠던 나는 밥을 먹자고 제안했고 우리가 간 곳은 바로 블린 체인점 쪠례목(Теремок).


이당시의 나는 러시아어를 읽고 폴란드어와 비슷한 몇몇 단어에서 뜻을 유추해 낼 줄 만 알았지 

러시아어에는 무지몽매했으므로,

주문은 타타르 홍철 청년이 하였다.


주문이 들어가는 순간 이렇게 주방에서 만든다.

폴란드에 살 당시 친구들과 모여서 가끔 팬케이크를 해 먹었는데, 저 반죽을 얇고 예쁘게 굽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매장 내부. 저렴한 가격 덕분에 손님이 문전상시.


우리가 주문한 블린과 홍차.

사실 이때 돈이 부족해서-_-; 레나드가 거의 다 냈다. 초면인데 밥 사줘서 이즈비니 스빠시바...

사실 이 포스트를 쓰기로 생각한 이유는 갑자기 이 블린이 생각나서이다. 

유럽에서 수 많은 팬케이크 크레페 날레신키를 먹었지만 러시아 팬케이크만 못하더라.


주문 할 때 레나드가 "뭐 먹을래?"해서 "러시아다운 거면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했더니

블린 외에도 삘메니를 시켜줬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돋는다! 

 

폴란드에서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을 wigilia(비길리아)라고 한다. 1년 중 가장 큰 명절이기도 하다.

비길리아 날에는 삘메니와 똑같은 모양의 uszko(우슈코)라는 안에 고기 혹은 버섯이 들어있는 귀라는 이름의 만두를

비트 수프인 barszcz(바르슈츄)에 넣어 먹는다.

 

직접 비트를 갈아 만든 바르슈츄는 먹을만 하지만(하지만 보르쉬가 더 맛있다.) 귀찮을 때는 인스턴트를 먹기도 하는데,

폴란드에서 친구가 인스턴트 바르슈츄에 우슈코를 먹으라고 줬을 때는 정말... 

나 정말 아무거나 잘 먹는데 그건 정말 아니었다. 그때 친구들만 아니었으면 뱉었을 듯. 


이렇게 해서 18,000원 정도 나온듯. 

고맙다 레나드야; 나 사실 저녁 밥을 밖에서 먹을 계획이 없어서 돈을 조금만 가지고 나왔었어;;; 

나중에 서울 오면 내가 밥 사줄게;;;


한국어로 "My name is Lenad."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서 말해줬더니 핸드폰에 이렇게 깨알같이 적어놨다. 

한국어를 끼릴어로 써놓은 거 보니까 되게 귀엽다.



모스크바가 너무 그립다. 

쪠례목도 블린도 뼬메니도 디마도 디마네 엄마도 안드레이도 붉은 광장도 그리고 그 살을 에는듯한 추운 날씨도.

누가 보면 한 1년 살다온 줄 알겠지만 고작 1주일 있었던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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