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Påske i Norge - 1

旅/God Påske i Norge (2012) 2013. 5. 19. 02:52


라이언에어(Ryan Air)에서 노르웨이에 가는 표를 찾다가 왕복에 100즈워티(한화 35,000원 가량.)도 하지 않는 티켓을 찾았다.

보는 순간 결제완료.


그리고 노르웨이로 날아갔다.


라이언에어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에 시외곽의 이상한 변두리 공항에 취항을 한다. 

그래서 티켓값보다 공항 버스 가격이 더 나올 경우가 많다.



오슬로에는 Gardermoen(가르데모엔), Torp(토르프), Rygge(뤼게) 이렇게 공항이 세 개 있다.

가르데모엔 공항은 오슬로를 대표하는 공항으로 시내와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토르프 공항과 뤼게 공항은 시외곽에 위치하고 시내와는 거리가 꽤 되는 편이다.

라이언 에어를 타고 포즈난에서 오슬로에 갈 경우에는 뤼게 공항에 내리게 된다.


"야! 다시는 이 공항으로 오지 마! 여기는 오슬로보다 스웨덴이 더 가까워!

앞으로 가르데모엔으로 안 오면 마중 안 나올거야."


친절하게 공항으로 마중까지 나와준 친구가 보자마자 신경질을 냈다.


친구네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슬로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Hamar(하마르)라는 도시에 가야 했다.

그래서 타러 간 공항버스. 왕복 버스비로 5만 원을 넘게 냈다. 심지어 이건 왕복표를 한꺼번에 사서 할인해준 금액이라고 했다.

포즈난에서 공항 갈 때는 350원밖에 안 냈는데. 친구가 왜 나를 보자마자 화가 냈는지 이해가 갔다.

여기서부터 노르웨이의 물가를 혹독하게 체험했다.


처음엔 이 무료 셔틀버스를 보고 '이게 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국가의 혜택인가? 공항버스가 무료야?'라고 생각했지만

이 버스는 뤼게 공항과 뤼게 기차역 사이를 수송하는 버스인 것(!) 그러므로 뤼게역에서 기차를 타고 오슬로를 가야한다는 것(!)


노르웨이에서 유명하다는 놀이공원.


이런 배경이 보이면 이제 수도로 진입했다는 증거.



약 1시간 정도 후에 오슬로 시내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친구와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하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아시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세븐 일레븐을 발견했다. 반갑다!

원래는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였지만 경영 부진으로 인해 일본에 인수가 되었다고 한다.


친구가 노르웨이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는 초코우유(하지만 한국의 초코에몽이 100배 더 맛있음.)와


작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피자를 샀다.


"야, 얼마야?"


"50크로나."


"50크로나...? 마...만원?"


"응."


난 손이 정말 작다. 고등학교 때는 반에서 손크기 대회에서 꼴등을 했을 정도로 손이 작다.

저 피자는 제 손바닥만한 크기. 그렇다고 내용물이 충실한 것도 아니다.

성의없는 갈린 고기 몇조각과 대충 뿌린 치즈를 빵위에 소스를 발라 오븐에 구운 길거리 음식 수준!


그리고 저 우유는 500ml정도 되는 크기의 보통 초코우유다. 근데 두 개 합쳐서 만원?!?!?! 여기 편의점인데?!??!

여기서부터 도저히 노르웨이에서는 레스토랑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갈 일도 없었지만.

예전에 어느 책에서 '노르웨이에서는 연애를 사치재로 지정한다.'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물가를 몸소 체험...



친구는 오슬로에서 130km정도 떨어진 하마르라는 작은 도시에 살고 있다.. 오슬로에서 하마르까지는 기차로 1시간 반이 걸린다.

그리고 나는 편도 기차요금으로 5만 원을 냈다. 노르웨이에 도착한지 3시간 만에 10만 원을 넘게 썼다!



어쨌든 슬픔을 뒤로하고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오슬로에서 본 것들.


오슬로 중앙역 앞의 이상한 조각상.


예쁜 배.


현대적인 오슬로의 오페라 하우스.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안의 부활절 장식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트롤(troll)과 말코손바닥사슴(moose, 무스).



시간이 되어서 기차를 타러 갔는데, 갑자기 기차에 이상이 생겨서 버스를 타고 기차로 갈아타야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래서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발견한 모스크.

북유럽에는 아랍국가들에서 온 이민자 및 난민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지 모스크도 있었다.

이태원 이슬람사원 이후로 내 생에 두번째로 본 모스크라서 너무 신기했다.



버스에서 내려 기차로 갈아탔다.

역시 노르웨이 기차는 비싼 만큼 시설도 좋고 깔끔했다. 폴란드에서 타던 비둘기호 TLK와는 달랐다.


처음에 이 비닐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개인 쓰레기통. 

이런 깔끔한 쓰레기통이라니. 폴란드의 기차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 하나하나가 엄청난 감동.


고등학생 시절 세계지리과목을 수능 사회탐구영역 선택과목으로 선택했다. 

세계지리 과목은 쾨펜의 기후 구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쾨펜의 기후 구분은 위도와 따라 열대 기후인 A, 건조 기후인 B, 온대 기후인 C, 냉대 기후인 D, 한대 기후인 E로 나눈다.

그리고 강수량에 따라서 좀 더 세세하게 구분을 하지만 배운지가 오래되어서 잘 생각이 나지 않음.


기후는 식생에 영향을 미친다.

온대 기후대에 속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노르웨이는 냉대 기후대에 속한다. 

그리고 냉대 기후대의 지역에서는 타이가(taiga) 식생이 형성이 된다.


노르웨이는 세계지리책에 자주 나와요. 냉대기후를 배울 때 나오고, 빙하 지형에 대해서 배울 때도 나온다. 

그때문인지 노르웨이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세계지리 과목을 정말로 좋아했기 때문에 공부도 엄청 열심히 했다. 그리고 책에 나온 모든 것들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기후대의 지역에 가면 항상 나무를 유심히 보고, 땅도 파서 토양의 색깔도 관찰하곤 했다.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타이가와 피오르드(fjord)! 

러시아에 갔을 때 비행기에서 타이가를 잠시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타이가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엄청나게 들떴음!!! 그리고 그 옆의 벌목현장과 엄청난 수의 목재들.

타이가의 나무들은 열대 지역의 단단한 나무들과는 달리, 재질이 연하기 때문에 주로 재지나 펄프를 만드는 곳에 사용된다. 

이 현장을 본 순간 이 나무들이 종이가 되는 장면을 상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냉대기후의 토양인 포드졸 토는 끝까지 보지 못했다.


비록 돈은 엄청 썼지만,  예전부터 실제로 제일 보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를 보는 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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