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Påske i Norge - 3

旅/God Påske i Norge (2012) 2013. 7. 24. 13:53


드디어 친구네 가족의 산장에 도착!

정말 산 한가운데에 웬 오두막이 덩그러니 있다.


들어가서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폴란드에서 사온 부활절 기념품들을 내놓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지 말걸 그랬다. 맛있는 초콜릿이라고 사간 밀카는 알고보니 독일 초콜릿... 

그리고 나머지 초콜릿들도 다 노르웨이에 비슷한 것들이 있고 노르웨이에 있는 초콜릿이 200만배 맛있다. 

초콜릿 밑의 저 세 개는 왼쪽부터: 양모양 화이트 초콜릿, 폴란드 부활절 케이크(라고 하기엔 작지만) 마주렉, 부활절 닭모양 과자.

아. 초콜릿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구렸다. 한입 뜯어먹고는 진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젠장. 


그래도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폴란드 냉장고 자석. 

하지만 폴란드에 별로 관심이 없으신 부모님들은 그다지 반기는 눈치가 아니었다...


교훈: 폴란드에서 부활절에 노르웨이에 가게된다면 선물로 면세점에서 술만 사가지고 가자. 

노르웨이에서는 술이 비싸니까. 노르웨이인에게 하는 선물은 무조건 술이 만세. 만세. 만세.

 

친구의 어머님께서 밥을 차려주셨다. 노르웨이 전통음식이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라신다. 그냥 평범한 저녁식사.

저 노란 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친구에게 어머님을 어떤 호칭으로 부르면 좋을지 물어보니까 이름을 부르라고 하셨다.

친구 어머님의 이름을 호칭 없이 그냥 부른다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죽어도 안 될 일이고 

폴란드에서도 친구의 아버지/어머니를 부를 때 Pan/Pani라는 존칭어를 항상 붙인다. 

하지만 누구와도 맞먹을 수 있(?) 북유럽에서는 친구의 어머니의 이름을 막 부를 수 있다!!!!!(괜히 신남)


노르웨이 맥주중에 제일 좋아하는 Hansa. Hansa는 노르웨이의 베르겐(Bergen)이라는 도시에서 만드는 맥주.

Fatøl은 노르웨이어로 '생맥주'.


친구 어머님의 깨알같은 부활절 장식들. 친구네 어머님이 이 산장을 꾸미기 위해서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트롤. 우리의 어머님은 또 깨알같이 여기 저기에 이런 트롤들을 갖다 놓으셨다. 어머님 센스짱.


제가 제일로 사랑했던 벽난로 부분. 온돌도 좋지만 저는 벽난로에 대한 로망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바닥이 뜨끈한 온돌도 좋지만 저 벽난로 온기를 항상 직접 쐬고 싶었다.

여태까지 겪어본 직접 불 떼는 난로라고는 초등학교 때 군고구마 구워먹던 그 드럼통 난로 뿐. 

그런 검정고무신에 나오는 난로 말고 정말 주택 한 가운데의 나무가 솔솔솔 타는 그런 난로를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친구네 아버지한테(친구네 아버지도 이름 막 부름;) 저거 나무 다 타면 나에게 꼭 말해달라고, 내가 다음 나무 넣을거라고. 

그래서 제가 결국에 하나 넣었음. 완전 신남!!!


그리고 깨알같은 벽난로 주변의 토끼 장식들. 토끼들을 찾아보세요.


친구네 부모님이 침실 고를 결정권도 주셨다. 이 방과 지붕 밑 다락방. 물론 지붕 밑 다락방을 골랐지만 이 방도 너무 좋았다.

북유럽 냄새나는 털 보송보송 담요도 완전 마음에 들었다. 이런 곳은 신혼여행으로 남편이랑 오면 참 좋았을텐데... 휴...


집 구경을 다하고 이제는 바깥 구경을 하러 나갔다.


4월 초에도 이렇게 눈이 쌓인 노루가 다니는 길 노르웨이. 역시 북유럽. 밤에 정말 추웠다. 오들들들.


가장 놀랐던건 달이 정말 크게 뜬 거! 

보름달이 뜨는 날 이기도 했지만 정말 달이 커서 왠지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저 밑에 조금씩 보이는 하얀 것들은 다 눈. 노르웨이의 4월은 겨울이 확실하다.


이런 산 속의 오두막집의 화장실은 대부분 실외에 위치해 있는데, 깊은 산 속에 있는지라 물이 부족해서 화장실은 다 재래식 형태.


일을 보고 옆에 비치되어 있는 톱밥같은 것을 뿌려주면 끝! 신기한건 재래식임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하나도 안 난다... 

노르웨이는 재래식 화장실도 좋은가봐... 노르웨이 왕팬 되었음.


산장 내의 샤워실의 물은 다른 곳에서 길어와서 사용하는 거라서 샤워는 아예 하지 않거나 아주 짧게 해야한다.


구경을 다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친구의 어머님과 함께 벽난로에서 마쉬멜로우 구워먹기.

이 친구가 이번 한번에 제 꿈 중에 몇 개를 실현시켜 주셨다. 벽난로에서 마쉬멜로우 구워먹기라니... 그것도 노르웨이의 산장에서.


북유럽 친구들의 부모님이 좋았던 점들 중에 하나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이었다.

폴란드인 친구들의 부모님과는 폴란드어를 모르면 통역 없이는 대화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북유럽은 길거리를 지나가는 평범한 할머니도 영어를 자연스럽게 하는 그런 동네니까!

당연히 친구 부모님과도 영어로 문제없이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 왔으니까 노르웨이어를 쓰고싶었다. 

하지만 제 노르웨이어는 정말 짧디 짧다못해 보이지가 않기때문에 그냥 아는 말 한마디를 그냥 던졌음.


"○○(친구 어머니 이름), jeg elsker deg."

○○, 사랑해요.


"...@#$%^&*()*&^"

갑자기 어머님께서 노르웨이어로 뭐라고 뭐라고 하시더니 가족들이 막 웃기 시작했다.

친구한테 통역을 요청했다.


"야, 뭐라셔?"

"너무 빠른거 아냐?라시는데?ㅋㅋㅋㅋ"


그래... 첫 만남에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빠르긴 해. 그래서 말을 바꿨다.


"○, jeg liker deg."

○, 좋아해요.

"Jeg liker deg også!"

나도 좋아해!


드디어 제 고백을 받아주셨다!


교훈: 노르웨이에서는 친구 어머님께 초면에 사랑한다고 하면 안 됩니다. 너무 빠르니까요.

어머님께서 좋아한다고 해주셔서 뭔가 긍정의 표현을 하고싶었는데 제 머릿속에는 스웨덴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Mycket bra, ○○"

아주 좋아요, ○○


갑자기 스웨덴어를 했더니 가족들이 웃긴가보다. 

갑자기 단체로 빵 터지더니 그다음부터 내가 말하면 무조건, 긍정의 대답은 미켓 브라~


부활절 선물로 물론 보드카도 샀다. 폴란드 면세점에서 제일 비싼 쇼팽 보드카.

빨간색은 호밀 보드카라서 싸다. 하지만 난 검은색 감자 보드카를 샀지!

왜냐하면 폴란드에서 제일 비싼 고급 보드카를 사간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래도 750ml에 4만 원도 안 한다. 

면세점에서 사서 조금 비싸게 주고 산 편인데, 마트에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역시 보드카의 원산지답게 보드카가 엄청 싸다.


노르웨이 칵테일(사실 노르웨이 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르웨이에서 먹었으니까...) 롤리팝 만드는 방법

: 보드카에 Fun Light이라는 라즈베리 주스(Bringebær)와 오렌지 주스(Appelsin juice)를 섞는다. 끝.


정말 간단하지만 정말 맛있다. 롤리팝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가 않음.


노르웨이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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