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dentysty

데日리 2013. 6. 26. 02:17



작년 1월, 출국을 앞두고 조금씩 나오던 사랑니를 뽑으려 했지만 엄마의 반대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에는 출국에 쫓겨서 시간이 없어서 병원도 못 가보고 결국에는 사랑니 네개를 고이 간직한 채로 출국을 했다.


1년 동안 가끔씩 통증에 시달리긴 했지만 사랑니가 자라나는 걸 보며 안 뽑기를 잘 했다 생각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 사랑니는 도통 다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입국을 하였다.



이번 학기 동안에 너무 바쁘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치과를 너어어어무 가기 싫어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정말로 거의 10년만에 치과에 갔다.

랑니를 빼고싶은 나와는 달리 엄마는 사랑니 발치를 반대 하는 입장이라 엄마를 대동하고 치과에 갔다.

(그리고 사실 좀 무서워서 엄마랑 같이갔다.)


요새 치과는 한 켠에 카라멜 마끼아또까지 만들어주는 카페도 있고,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컴퓨터(그것도 맥!)들도 있었다. 

옛날의 그 약품 냄새만 풀풀 풍기는 흉흉한 분위기(?)의 치과와는 차원이 달랐다.


사랑니를 검사하러 온 거였기 때문에 엑스레이를 찍고, 치위생사분이 충치도 있는 것 같다며 어금니 사진도 찍으셨다.

그리고 나서 의사선생님에게 진료를 받는데 사랑니는 4개 다 발치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발치하기로 결정.


그러다가 갑자기 의사선생님이 던진 질문,


"단 거 좋아해요?"

"아뇨."

"근데 왜 이렇게 치아가 단거 좋아하는 사람 치아지?"


엥? 충치 10개라니...... 충치 10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ㅠㅠ

예덴 드바 트쉬 츄떼리 피엥치 쉐시치 시에뎀 오시엠 지에비엥치 지에시엥치ㅠㅠ

우노 도스 뜨레스 꽈뜨로 씽꼬 세이스 시에떼 오쵸 누에베 디에즈ㅠㅠ

아진 드바 뜨리 찌띄리 뺘찌 쉐스찌 쏌 보씸 졔비찌 졔시찌ㅠㅠ


양치 정말 열심히 했는데.....?

10년 동안 치과에 안 온 나의 업보인가? 1년에 한 개씩 10개?



충치 치료는 아직 엄두가 안 나서 왼쪽 사랑니만 우선 발치하기로 결정했다.

조금 기다렸다가 곧바로 사랑니 발치를 하러 가는데 하도 헌혈을 자주 & 많이해서 그런지 마취 주사는 아프지 않았다.


그나저나 내 사랑니 발치를 담당하셨던 의사선생님이 주말드라마 이순신에 나오는 피부과 의사선생님과 좀 닮아서 흠칫했다.

괜히 나의 충치를 보여주기 싫었다ㅎㅎ 훈훈한 선생님 덕분에 큰 통증 없이 발치 완료!

사실 아래에 있는 사랑니 뽑을 때는 뽑는 기분도 안 날 정도였다.

근데 마취는 위에 먼저했으면서 왜 발치는 아랫니 먼저 하는가! 그래서 그런지 윗니는 발치의 느낌이 조금 났다.


태어나서 수술이라곤 해본 적 없는 나인지라, 이런 마취는 거의 처음 해본 거라 느낌이 되게 신기했다.

오른쪽은 정상인데 마취를 한 왼쪽은 아무 느낌도 안 나고 너무 신기해서 뺨을 세대를 때려봤는데도 하나도 안 아팠다.

엄마가 굉장히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한마디 하셨다. 


"도와줄까?"


아뇨.............



1주일 후에 오른쪽 사랑니 발치 수술 예약을 하고 집에 왔다.

앞으로 당분간은 치과를 내집처럼 드나들 것 같다...


결론: 오늘부터 양치를 하루에 5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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