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데日리 2013. 9. 15. 00:30


나는 궁금한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은 웬만하면 다 해보는 편이다.

뭔가 뻔히 안 될 것 같은 일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고 싶어서, 나를 너무 지나치게 신뢰해서(?) 여태까지 몇 번 사고도 쳤다.


방학 때 금발로 염색을 하기 위해서 탈색을 두 번 한 뒤에 다양한 금발 색깔들을 실험(?)해왔는데

생각보다 금발이 나에게 잘 어울려서 질릴 때까지 금발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애쉬블론드, 회색빛 금발로 염색을 하고 그 다음에는 연보랏빛 색이 도는 블론드(하지만 애쉬블론드와 크게 차이는 없음)

그리고 항상 가지고 싶었던 해리포터 론의 머리 색, 진짜 예쁜 코퍼색, 구리색 머리를 시도했다.


참 좋은 마지렐 염색약과 탈색 덕분에 여태껏 색깔이 정말 잘 나왔는데 2주만 지나면 머리색이 빠져서 자주 염색을 해야만 한다.



또 다시 돌아온 염색의 시간.


저번에 했던 연보랏빛 색이 돌지만 애쉬블론드와 크게 차이가 없는 그 금발색이 여태까지 했던 머리색깔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서

그 염색약을 다시 구입했다.

염색약과 산화제를 섞으면서 갑자기 눈 앞에 탈색약이 보였다.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염색약과 탈색약을 섞어서 염색을 하면 염색과 탈색이 동시에 되어서 색깔이 더 예쁘게 되지 않을까? 

마치 샴푸 린스 올인원처럼?"


생각을 하면 실행에 옮겨야지!


섞었다.


음 색깔이 좀 이상한데? 저번에는 좀 더 진한 보라색 염색약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왜 연보라색이지?


그리고 패망. 탈색을 한 번 더 한 효과가 나타났다. 오 신이시여... 지쟈스...

내일 학교 가야하는데 도저히 난 이 머리를 하고 밖에 나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죄송한데요... 염색 한 번만 더 해주세요..."

(예전에는 염색을 미용실에서 했는데 엄마한테 염색 받아본 이후로 미용실 끊었다. 

우리엄마가 서대문구에서 염색 제일 잘 하심. 미용사들마저 염색 잘 됐다고 칭찬해주는 우리엄마의 염색 실력!!!)

"싫어."


엄마는 싫은 건 절대 안 해주신다. 하지만 이 머리로 밖에 나갈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 손으로 염색했다.

저 염색약을 사면서 같이 구매한 회색빛 밝은 갈색이라는 이름의 염색약.

다행이도 내가 한 것 치고 염색은 잘 됐는데... 너무 회색빛이 잘 먹어서 할머니같다... 



블로그 이름을 나 스스로 실천하고있다... 할머니... 서대문구의 할머니...


이름과 관계된 별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별명이 없는 나에게 내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 있다. 


'19세기 미국 할머니'


꽃무늬와 빈티지를 너무 좋아하는 내 모습이 마치 19세기 미국 할머니같은 모습 같단다. 

하지만 19세기 미국 할머니는 기니까 짧게 줄여서 나를 할머니라고 부르는 내친구. 

그래서 블로그 이름도 할머니(Бабушка, 바부슈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라는 뜻임).



그나저나 네이버에 '탈색약 염색약이랑 섞어서'라고 치니까 곧바로 결과가 나오네^^

"하지마세요." 너무 단호해서 단호박인 줄 알았다.



결론: 검색을 생활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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